▲경찰이 23일 오전 10시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 집행을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장례식장 지하에서 몸에 쇠사슬을 두른 채 진입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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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씨는 23일 오전 경찰이 부검 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하자, 몸에 쇠사슬을 묶기도 했다. 그는 "경찰이 무섭기도 했지만, 저희가 잘못한 게 없고 같이 쇠사슬을 묶고 있는 시민·대학생을 믿으니 괜찮았다. 오히려 경찰이 더 무서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대학교 새내기는 어떻게 해서 백남기씨 시민지킴이단을 자처했을까. 서현씨는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지난 2014년 4월의 일을 꺼냈다. 배를 타고 일본으로 가는 수학여행을 일주일 앞둔 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서현씨는 같은 나이의 단원고 친구들이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두고 큰 충격을 받았다.
'세월호 세대'인 서현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경찰이 우리를 지키고 구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깨졌다"면서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를 보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입장에서도 정부가 하는 일을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우리가 참여해야 사회가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덧붙였다.
서현씨는 "경찰이 부검영장을 강제 집행해 백남기씨의 시신을 가져갈 수 있다. 그 순간을 생각해보면, 강의실에서 시험을 치기 어렵다. 이곳에 남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남기씨를 모른 체 한다면, 공권력의 횡포가 앞으로도 반복되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니 만큼, 우리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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