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의혹 관련 인물 관계도
임병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핵심 인물들만 따져 봐도 십여 명이 넘습니다. 인물들의 관계도만 봐도 복잡합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간단하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차은택 의혹 인물들차은택씨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박근혜 정부에서 막강한 이권을 따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차씨의 인맥이 총동원됐습니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김형수 연세대 교수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차씨와 대학원 사제지간이었습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외삼촌과 조카로 혈연지간이었습니다.
최순실씨와 차씨가 만난 시기는 2014년입니다. 이후 차씨와 그의 인맥은 승승장구합니다. 우선 차은택씨는 2014년 8월에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위촉됩니다. 이후 스승이었던 김종덕씨는 문체부 장관으로 외삼촌 김상률씨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임명됩니다.
차은택씨가 2015년 4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에 임명되자, 그의 지인이었던 송성각씨도 그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발탁됩니다.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아마도 차은택씨와 그의 인맥들이 청와대와 정치, 문화계 전반에서 힘을 쏟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왜 차은택씨에게 권력을 실어줬고, 그의 인맥들이 어떻게 이권을 따냈는지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자금 세탁 연루 고영태최순실 게이트에서 중요한 사람 중의 한 명이 고영태입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와 세운 '더블루K'의 이사입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의 영리사업을 진행했고, 독일과 한국에 회사가 있습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고영태씨를 조사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해외로 나갔고, 과연 그 자금이 누구를 위해 사용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펜싱 선수였던 고영태씨가 은퇴하고 만든 패션잡화 브랜드 '빌로밀로'의 가방을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했는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③최순실과 박근혜의 관계최순실 게이트에서 가장 핵심 요소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차은택이나 고영태씨나 모두 그 중심에는 최순실씨가 있습니다. 즉 최순실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고, 각종 이권과 비리가 시작됐습니다.
차은택씨가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 임명된 점이나 고영태씨가 한국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엘리트 펜싱클럽'의 펜실장 설립을 추진한 사실은, 최순실씨가 없었다면 붉능했을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그저 아는 관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그동안 얼마나 만나고 있으며, 어떤 일에 두 사람이 개입했는지가 이번 의혹을 풀어주는 열쇠이자 최종 수사 대상이 될 것입니다.
최순실 의혹 검찰수사,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