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경 오일 아트 페인터.
김영숙
안 작가는 27년차 초등학교 교사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다니던 학교에 교사들 동아리가 생겼다. 그림과 바이올린 동아리였는데, 안 작가는 '악보 보는 게 싫어 그림을 선택'했다.
"당시 우리 동아리를 장명규 선생님이 지도해주셨어요. 장 선생님은 1983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받으신 분이에요. 보통 꽃을 그리면 수강생한테 같은 꽃을 그리게 해요. 그런데 장 선생님은 좀 독특했어요. 모든 사람에게 다 다른 꽃을 그리게 했어요. 2년간 그 선생님한테 배웠죠."다른 학교로 옮긴 후 이전 학교를 찾아가 그림을 배우는 게 쉽지 않아 그만뒀다. 1999년에 둘째를 임신하고는 아이한테 좋지 않을 것 같아 유화 그림도구를 모두 버렸다.
14년이 흐른 2013년, 둘째가 중학생이 되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때마침 연수구 연수동에 있는 한 화실을 지인의 호의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일주일에 한 번씩 그곳에서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역시 장명규 선생님이 함께 했다.
여러 미술 장르 중 유화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장 선생님한테 처음 배울 때 그러시더라고요. '유화는 오백년이 가도, 천년이 가도 훼손되지 않는 독보적인 장르다'라고요. 그 영향으로 물감이 잘 마르지 않고 후속작업이 많은데도 유화를 했습니다."14년 만에 다시 잡은 붓이지만, 그동안 미술 활동을 멈춘 건 아니었다. '한 번 좋으면 파고드는 성격'이라고 자신을 표현한 안 작가는 미술관련 책도 많이 읽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유명 화가들 전시회도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다. 뭉크·로댕·샤갈 등, 대가들의 국내 전시회는 물론, 배낭여행으로 해외에 나갈 일이 있으면 꼭 미술관에 들렀다.
"주로 관람객이 없을 때 가요. 이유는 몇 시간씩 앉아서 드로잉을 하기 위해서요. 색연필과 드로잉 북을 가지고 대가의 작품 앞에서 바로 그려요. 사진으로 찍은 걸 보고 그리면 생동감이 떨어지거든요."그렇게 쌓인 예술적 역량으로 연수동 화실에서 만난 동료들과 몇 차례 그룹전시회를 열었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그림을 보고 구입하겠다고 했다. 그후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등, SNS에 그림을 올렸고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즈음 동구 창영동에 있는 뫼비우스 띠 갤러리의 김경미 대표가 개인전을 제안했다. 2014년 초였다.
내 예술행위가 정말 가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