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흔드는 교수들학생들과 함께 교내행진을 마친 교수들이 환호하는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해산하고 있다.
권우성
19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에는 "해방이화 비리척결"이라고 외치는 교수·학생의 구호로 가득했다.
100여 명의 교수와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은 '특혜입학 비리해명' 등의 손팻말을 앞세우며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많은 학생들이 여기에 호응을 보냈다. 이들은 대강당 앞 계단을 가득 메우고 "해방이화 비리척결", "학사혼란 책임져라"라는 구호를 한동안 외쳤다.
이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의 사퇴에도 정유라씨에 대한 입시·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학내 민주화 등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초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따른 반발로 이화여대 본관을 점거했던 학생들도 정씨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각 건물에는 정씨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학교 당국을 비판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최경희 총장은 사퇴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았다. 이날 교수들은 학생들 대신 싸우겠다고 밝혔고, 학생들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학생들은 '스승의 은혜'를 불렀고, 일부 교수는 눈물을 흘렸다.
이대 교수 "최경희 총장-박근혜 정권 결탁"이날 이화여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 100여 명은 학교 본관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경희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들어 교수들을 더 경악하게 한 것은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의 딸 정모양과 관련된 사안이었다"면서 "그것은 정모양의 입학에 특혜가 있었고 연속적인 학사경고의 위기에 몰린 그녀를 구하기 위해 학칙까지 개정했다는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모든 학사행정을 일거에 무효화하고 대학의 존립근거를 위협하는 폭거임이 분명하다"면서 "최경희 총장이 연관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단지 이화정신에 위배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적 행위라고 여겨진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수들은 학사행정이 총장을 포함한 몇몇 보직자들에 의해 무참하게 농단되고, 이화의 명예가 이처럼 참담하게 실추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박경미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아직 우리에게는 남아 있는 과제들이 많다. (최경희 총장이) 박근혜 정권의 가장 추악한 부분과 결탁한 비리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그 부분에 눈을 똑바로 뜨고 박근혜 정권과 최경희 총장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해왔는지 바라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철학과 교수)은 "아직 의혹으로 남은 것은 사실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후 최경희 총장 등은) 그에 대한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교 당국은) 여러 가지 (특혜) 사항들이 이 학생(정유라씨)에게 집중돼서 일어난 것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단에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서 학사 부정과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한다. 그것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