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인', '별꽃 시인'으로 불리는 조선대학교부속고등학교(광주) 김경원(지체장애3급)과 첫시집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석> 책표지.
푸른길
시를 쓴 김경원은 조대부고(광주, 조선대부속고등학교, 아래 조대부고) 3학년 3반이다. 세살 때 터미널에 버려져 시설에서 자랐다. 장애아(현재 지체장애3급)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들 한다. 경원이도 곱지 않은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지체장애아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려진 소년의 가슴이 외롭고 아픈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마음이 많이 힘든데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고 답답해서 종이에 몇 자 쓰기 시작한 것이 제 시의 시작입니다. 시를 쓰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 집니다. 글을 쓰면 글에 빠져서 내 아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청소년이 되면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답답하고, 막연히 불안하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하소연도 하고 싶고. 그래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중3때부터란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다. 구체적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해야하고 그것을 향해 무언가 준비해야만 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고3이 되었다. 하지만 장애 때문에 꿈을 갖는 것도, 그 꿈을 향해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부 수준이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 가장 많이 속상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자신의 각오, 바람, 스스로의 다짐이나 위로, 그런 것들을 시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쓴 시, 경원이의 시를 한 친구가 교실 벽면에 붙여놨고, 점점 더 많은 시들이 고3 교실 벽면을 채워 나갔다. 그렇게 붙여진 장애 친구의 시에 친구들은 공감 스티커로 응원도 하고 마음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