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을 즐기는 여행자.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을 즐기는 젊은 여행자들의 모습이다.
노시경
아리야발 사원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꽤 먼 곳에 있어서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갔지만 가는 도중에 사원까지 가는 길에서 여유있게 트레킹을 하는 여행자들 여러 명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대부분 서양에서 온 젊은 배낭여행자들이었고 젊은 여성들이 많았다. 배낭을 메고 걷는 젊은 여인의 하얀 종아리 근육이 탄탄해 보였다. 이 아름다운 몽골의 초원에서 차 안에 앉아있는 내가 부끄럽게 여겨졌다. 나는 괜히 이 여행자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아리야발 사원은 테를지 국립공원의 북쪽, 깊은 산속 중턱에 마치 조립한 레고같이 박혀 있었다. 이 사원은 단체 투어 여행을 오면 그냥 생략하고 가버리는 은밀한 여행 포인트와 같은 곳이다. 일반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테를지 절경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나는 여행자들이 복작거리지 않는 한적한 사원 안에 들어서는 것이 행복했다.
사원 입구, 한 몽골 장인이 사원 정문의 여닫이 문 위에 색을 칠하고 있었다. 그가 그려놓은 불화들이 사방을 지키며 세상의 선악을 살펴보는 사천왕들인 것을 보니 이 문은 사천왕문(四天王門) 이었다. 그는 사천왕을 다 그려놓고 페인트로 마감작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네 불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의 사천왕들이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사천왕문은 최근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불교 사원이 점점 복원되고 있는 몽골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이 장인이 한창 작업 중인 중앙문 오른쪽의 쪽문을 통해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