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딸 각종특혜에 분노한 이대생들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내 곳곳에 ‘비선실세’ 최순실 딸 정유라(승마특기생)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를 규탄하는 각종 대자보가 붙어 있다.
권우성
중앙으로 광장이 형성돼 있는 ECC관 양쪽 벽에는 정씨의 학사 특혜 의혹을 꼬집는 피켓이 수없이 붙어 있다. 때마침 시험기간으로 학점에 민감한 시기인데, 수업 참여와 부실한 리포트를 제출하고도 B학점 이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분노한 학생들의 심정이 표현됐다.
"비즈니스석 + 보디가드 + 과제 면제 + 실습 면제 = 2학점""보고서도 안 썼어 2학점은 받았어""수업참여 없이 학점 이수해" 종합과학관 현대자동차동 D동 지하2층 엘리베이터 앞 조명등에는 말이 등장했다. 종이로 만든 말 머리가 조명등에 씌워져 승마가 체육특기생 입학 가능 종목에 추가된 의혹을 풍자했다. 의류산업학과가 있는 생활환경관에는 정씨와 같은 학기에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수업을 수강한 한 학생이 대자보를 붙였다. 수업에도 참여하지 않은 정씨에게 좋은 학점을 준 교수에게 항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대자보는 찾을 수 없었고 철거 경위도 확인할 수 없었다.
"입학·학사 특혜 확실, 최경희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라"
미래라이프대 설립 추진으로 최경희 총장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총학생회, 동아리연합 등 학생자치단체들은 정씨에 대한 입학·학사 특혜의 책임을 물어 최 총장을 반드시 퇴진시키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이날 정오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경희 총장으로 인해 이화여자대학교는 더 이상 학문의 전당이 아닌, 부모가 비선실세인지 여부에 따라 '기획처장과 비즈니스석을 탈 수 있는지', '수업에 나오지 않고도 학점을 받을 수 있는지', '리포트를 개발새발 늦게 써서 내도 B를 먼저 받을 수 있는지' 결정되는 곳으로 전락해버렸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