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선비문화 탐방로> 산책로 오른편에서 들리는 화림동 계곡 물소리에 한 걸음, 숲 속 새소리에 두 걸음, 즐겁게 느릿느릿,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김종신
농월정에 도착하자 "쏴아악~" 참았던 오줌을 시원하게 눈 것처럼 시원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2003년 방화로 사라진 농월정이 최근 복원되어 화림계곡의 맑은 물소리에 함께하고 있다. 자연이 그려낸 가을 그림이 눈을 맑게 한다. 소슬하게 부는 가을바람이 머릿곁을 스치며 귓가에서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상쾌한 가을 공기에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 들숨 길게 들이마시고 날숨 천천히 내뱉는다.
대회 인사말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설렌 마음은 내딛는 걸음도 가볍게 한다. 아직 숲은 울긋불긋 단풍 옷으로 갈아입지 않았다. 발아래에서 이고들빼기가 노랗게, 개쑥부쟁이는 연분홍빛으로 반긴다. 산책로 오른편에서 들리는 화림동 계곡 물소리에 한 걸음, 숲 속 새소리에 두 걸음, 즐겁게 느릿느릿,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