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무위사 극락보전에 대해 설명 듣고 있습니다.
임현철
"예산 수덕사 대웅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조사당 같은 고려시대 맞배지붕 주심포집의 엄숙함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조선시대 종묘나 명륜당 대성전에서 보이는 단아함이 여기 그대로 살아 있다. 거기에다 권위보다 친근함을 주기 위함인지 용마루의 직선을 슬쩍 공글린 것이 더더욱 매력적이다. 치장이 드러나지 않은 문살에도 조선 초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단정함이 살아 있다."(28쪽)유홍준 교수가 그의 저서에서 강조한 무위사 극락보전에 대한 평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건축물을 대면서 극찬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주심포 맞배지붕, 단아함, 공글린 용마루, 문살의 단정함입니다. 이걸 보며 감탄까진 아니더라도 조그마한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그 안목 대단하다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아름다움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안내판을 내거는 친절이 아쉽습니다.
요즘, 절집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몇몇 사찰은 편액 등에 자랑스럽게 금을 도배하고, 입구에서부터 수입 대리석을 까는 등 무조건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경향입니다. 부탁합니다. 제발 자연과 어울리는, 그 절집과 조화로운 게 어떤 것인지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움직이시기 바랍니다.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가꾸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무위사 충분히 살펴볼 보배로운 절집입니다.
학생들, 밖에서 열심히 설명 듣더니 우르르 극락보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젊은 몰려다니는 자체로 행복입니다. 아내, "저 학생들 무위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까?" 걱정입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저들은 저들대로 또 다른 눈이 있으니 우려는 접어야지요. 아내 그러면서, "당신, 극락보전 측면 분할 사진 찍었어?"라고 묻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그저 웃고 맙니다.
대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 배치는 신앙의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