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의 문제점은 뉴스를 접한 후에도 누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김형조
다른 기사도 이렇듯 술술 읽힌다면 좋을 텐데 그런 기사를 찾긴 쉽지 않습니다. 딱딱한 문체에, 다 읽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특히 따옴표로 정치인의 말을 줄줄이 늘어놓는 정치기사, 수치와 통계로만 죽 이어가는 경제기사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분명 머리 좋고 글 잘 써서 합격한 사람들일 텐데 왜 기자가 쓴 기사는 재미가 없을까요? 안수찬 기자는 <뉴스가 지겨운 기자>에서 그 이유를 말합니다. 일단 시간이 없다고.
"기자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취재원을 최소한 만나 그럴듯한 기사를 내서 마감할 수 있을까에 머문다."
안수찬 기자는 이를 '패스트푸드 저널리즘'이라 말합니다. 기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습니다. 아침에 출근해 뉴스거리를 보고하고 3~4시간 동안 취재를 합니다. 대부분 오후 4시에 기사를 마감하기에 남는 2~3시간 내에 기사를 써야 합니다.
시간 안에 기사를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 할까요? 이 책에 따르면, 우선 출입처 보도자료에서 뉴스를 찾게 됩니다. 기자가 직접 뉴스거리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이 내주는 자료에서 뉴스를 찾는 겁니다. 이래서는 우리 삶과 밀접한 기사가 나오기 힘듭니다. 내 이야기가 아니니 독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객관보도라는 신화 혹은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