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왼쪽)과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 엣지 배터리 비교
삼성전자
이번 조치로 갤럭시 노트7은 사실상 시장으로부터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 단순 배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전자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배터리 뿐만 아니라 제품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분리막을 사이에 두고 양극과 음극이 나뉘어져 있다. 이 분리막에 문제가 생기면 양극이 맞닿으면서 과전류가 흐르고,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두께가 얇아지는 대신, 배터리 용량은 더 키우기 위한 기술경쟁이 한창이다. 여기에 각종 신기술까지 들어가면서, 제품 내부의 호환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는 것.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노트7의 경우, 충전 과정에서 발열을 제어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배터리를 둘러싼 각종 고성능 반도체를 비롯해 장치들이 연결돼 있다"면서 "휴대폰 충전부터 사용과정에서 발열은 어쩔수 없고, 이를 제대로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노트7의 제품 설계 자체부터 리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얇고, 고성능 휴대폰 만들기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발열 위험성을 간과해서 제품을 설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단지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미국 CPSC 조사결과 분수령될 듯... 시장 신뢰 회복 위해 특단의 조치 내려야갤럭시 노트7 사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삼성은 생산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발화 원인을 삼성 스스로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결국 지난 9월 삼성의 대규모 리콜은 제대로 된 원인파악도 못한 성급한 조치라는 비판에 할 말이 없게 됐다. 실제 당시 미국과 영국 등 언론에선 삼성의 대규모 리콜 결정을 신속히 전하면서도, 배터리 교체로 끝날 것인지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국 CPSC의 발표로 모아지고 있다. 노트7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 제품에 대한 재리콜 결정이 나올 경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을 의미한다. 이미 한 번 바꾼 소비자들이 다시 노트7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문제는 노트7의 시장 퇴출이 단순한 삼성 제품 하나의 퇴출로 이어지지 않을수 있다. 이미 수 억대가 팔려나간 삼성 제품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노트7이라는 불씨는 삼성전자 전체를 뒤덮을수도 있다. 삼성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