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온마을학교 교육특강10월 6일 서석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석온마을학교 교육특강. 김희동 통전교육연구소 소장이 강사로 나섰다.
최소란
10월 6일(수) 강원 홍천군 서석면에서 온마을학교 교육 특강이 열렸습니다. 서석온마을학교는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교육활동입니다.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르지 않고 아이들이 마을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건강하게 자라갈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이 아이들 자람을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주는 이모삼촌이 되고,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스승이 되고, 온마을 곳곳을 생명력 넘치는 배움터로 만들어가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서석마을 주민들이 아이들 교육에 더욱 책임 있는 주체로 서고자, 함께 공부하는 교육 특강을 마련했습니다. 10월 6일과 26일, 11월 10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첫 강의는 10월 6일(목) 오후 1시 30분 서석초등학교에서 열렸습니다. 서석면에 사는 학부모들을 비롯해,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뱃속에 새 생명을 잉태한 예비부모부터, 영유아를 돌보는 엄마아빠들, 청소년 자녀를 중학교에 보내는 부모, 학교 교사들도 시간 내서 자리했지요.
첫 강사는 김희동 통전교육연구소 소장입니다. '아이들 발달에 따른 이해와 소통방법'을 주제로 강의를 펼쳤습니다. 우리는 '이끌어주기'와 '내버려 두기'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 방식으로 가르치는 데 익숙합니다. 대개 자기가 어떻게 자랐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지요. 성장기에 권위주의적인 가르침을 받으셨다는 김희동 선생님은, 그 반감으로 인해 교사로서 당신이 맡은 반 학생들에게 모든 결정권을 내주었지만, 권위(이끌어주기)든 허용(내버려두기)이든 한쪽 방향으로만 교육하게 되면, 문제점이 생기는 걸 경험하셨다고 했습니다.
어른이 끌어주는 데 치우치게 되면 강제, 억압이 될 수 있고, 반면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게 해주다가 방임과 방치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양육과 교육을 맡은 주체는, 두 요소를 조화롭게 써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이끌어주어야 할 때는 이끌어주고, 내어맡겨야 할 때는 내버려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언제가 이끌어줄 때이고, 내버려 둘 때인가 하는 때의 분별입니다. 부모가 서로 자녀를 상반되게 대해서도 안 됩니다. 김희동 선생님은, "때를 판단하는 기준은, 내 감정이나 기분이 아닙니다. 내 신념이나 사상도 아닙니다. 아이 몸 전체가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 자체가 때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입니다"고 했습니다.
생명현상이 일어나는 몸속 기관은, 뇌가 들어있는 머리(신경계), 허파와 심장이 있는 가슴(순환계), 소화를 담당하는 배(소화계), 크게 세 부위로 나뉩니다. 소화계는 외부 음식물을 받아들여 몸에 골고루 스며들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신경계는 나를 드러내고 남과 다른 차이를 구별하는 곳입니다. 시기마다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기관이 다릅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는 40~50cm다가, 7~8년 동안 자기 몸의 두세 배인 120~130cm로 자라나는데, 이 시기에는 소화계가 활발하게 작동하도록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소화계 시기에 인지 자극으로 머리를 많이 쓰게 하는 교구들, 잦은 외출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왕성한 모방력이 있는 때이기에, 좋은 본을 보여주면, 훗날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려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공감능력과 협동심도 이 시기에 자라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언제가 소화계 시기일까요? 아이가 태어나서 모유 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엄마 입을 통해서 들어온 영양분으로 몸이 커가지만, 스스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는 자기가 섭취한 영양분으로 온전히 제 몸을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엄마에게 받은 몸의 구성성분이 다 바뀌고 맨 마지막으로 몸에서 빠져나가는 게 바로 '이'지요. '이 갈이' 시기에 소화계 과제를 일단락 짓고 순환계로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대체로 이갈이는 7~8세에, 그 다음 몸의 큰 변화인 사춘기는 13~14세에 일어납니다. 그 사이인 순환계를 거쳐 신경계가 발달할 때가 되면, 스스로 행동할 수 있게끔 공감해주고 허용해주어야 자기를 발현해갈 수 있습니다.
김희동 선생님은, '사춘기(思春期)'란 한자 말을 풀이해서, 제 삶의 새로운 출발점을 생각하는 때라고 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 본래 이런 생각들에 빠져들고 철학적이 되어가는 때가, 사춘기란 겁니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기에 이런 현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춘기보단 '중2병'이란 말로 치부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