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8일과 9일, 산막이옛길 입구에서 '숲이랑 사오랑 마음 인삼 한마당축제'가 있었습니다.
임윤수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향은 마음의 둥지입니다. 노곤해진 몸을 기댈 수 있는 기둥,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약 손질 같은 언덕입니다. 비 맞은 몸뚱이엔 물기 닦아줄 수건이 돼주고, 바람 부는 마음엔 바람막이가 돼주는 문풍지 같은 둥지입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에겐 가난했던 왕년을 배부른 추억으로 채색할 수 있는 마법의 붓질을 펼칠 수 있는 캔버스가 되고, 아직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그나마 몸과 마음을 호사스럽게 해주는 추억의 화수분입니다.
고향은 언제 찾아가도 좋습니다. 남들은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비 오는 봄날은 수채화 같은 운치가 있어 좋고, 눈 내린 겨울날은 동화 속 같은 풍경이 있어 좋습니다. 햇살 짜랑짜랑한 여름엔 고향 사람들 땀에서 사람 사는 모습이 보여 좋고, 곡식 영글어 가는 가을엔 흐르는 물소리, 불어오는 바람소리조차 풍년가로 들릴 만큼 부자 된 모습이라서 좋습니다.
어느 날, 문득 찾아가는 고향도 좋습니다. 하지만 고향사람들이 잔치를 하니 놀러오라고 해서 찾아가는 고향은 더더욱 좋습니다.
산막이옛길이 있는 내 고향 사오랑'산막이옛길'로 널리 알려지고, 고추와 인삼으로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는 고향 사오랑 마을에서 잔치(축제)를 한다고 했습니다. 작년처럼 하루쯤 놀러오라고 했습니다. 작년에도 동네잔치를 했었습니다. 작년에 맛본 고향 맛이 아직 감칠맛으로 남아있는 데 올해도 잔치를 하니 놀러오라고 하니 이거야 말로 '웬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