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8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 열렸다. 행진을 마치고 종로 거리에 차려진 임시분향소.
유성애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8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대회는 '부검 반대', '특검 추진'에 집중됐다. 추모대회에 모인 참가자 3000여 명은 (경찰추산 2000명)은 "우리가 백남기다", "살인 정권을 규탄한다", "국가 폭력 물러가라, 특검을 실시하라"고 외쳤다. 추모 대회는 서울 외에도 부산, 인천, 광주, 경남, 청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고 백남기씨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이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주가 다 돼가는데, 부검 영장으로 인해 아직 장례도 못 치르는 이 상황이 자식으로서 너무 힘들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백씨는 이어 "애초 무장도 안 했던 농민을 공격하고서는, 이를 책임져야 할 정부·경찰이 (도리어) 시신을 빼앗아 부검하겠다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니 화가 난다"라며 "조문 오시는 많은 분들 덕에 버티고 있다, 아버지를 쓰러지게 한 책임자들을 처벌받게 하고 사과를 받는 일만 남았으니 앞으로 힘내서 꼭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고 백남기씨는 지난해 1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었던 '쌀값 21만 원 보장'을 요구하려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는 당시 두개골 골절·뇌출혈 등으로 인해 서울대병원에서 4시간 넘게 뇌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의식불명 상태로 317일간 투병하다 지난 9월 25일 오후 사망했다.
앞서 6일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해, 경찰 수뇌부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유감 표명을 하기도 했다. 이는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지 11개월여 만에 경찰에게서 나온 첫 애도 발언이다. 그러나 경찰·검찰은 여전히 부검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