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엔 사무총장 구테헤스는 '난민 전문가'

포르투갈 총리 지낸 좌파 정치인... 난민 사태 해결 '적임자'

등록 2016.10.07 09:14수정 2016.10.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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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우 구테헤스의 유엔 사무총장 단독 후보 추천을 발표하는 유엔 홈페이지 갈무리.
안토니우 구테헤스의 유엔 사무총장 단독 후보 추천을 발표하는 유엔 홈페이지 갈무리.유엔

유엔의 새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는 세계적권위의 난민 전문가다.

6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부터 '권장' 13표와 '의견 없음' 2표를 받아 반대 없이 단독 후보로 결정된 구테헤스는 통과의례인 유엔 총회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반기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5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동유럽 출신 후보를 선호하며 구테헤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비공개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국영 전기회사 직원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구테헤스는 리스본대 소속 고등기술연구소(IST)에서 물리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엔지니어와 대학교수를 꿈꿨으나 빈민가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정치인이 될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총리 지낸 좌파 정치인

중도좌파 사회당에 입당한 구테헤스는 1974년 '카네이션 혁명'으로 포르투갈의 40년 군부독재가 막을 내린 후 처음 치러진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사회당 대표에 오른 후 1995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며 총리에 올랐다.

적극적인 활동형인 구테헤스는 8년간 총리를 역임한 뒤 포르투갈 경기 침체로 사회당의 인기가 하락,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의원내각제인 포르투갈에서 상징적 국가원수인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으나 "나는 심판이 아닌 선수"라며 출마를 거부했다.


그 대신 2005년부터 무려 10년 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지내며 국제사회의 난민 사태 해결에 앞장서왔다. 유엔은 구테헤스를 '난민의 대변자'(refugee champion)라고 소개하며 난민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구테헤스는 선진국들이 난민 지원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선제적으로 UNHCR 본부 인력을 대거 난민 현장에 배치,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카리스마와 수완 갖춘 '난민 전문가'

2013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탈북자의 북한 강제 송환을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다. 구테헤스는 탈북자의 경우 정치적 박해보다는 생계 때문에 도망쳤으나, 북송될 경우 박해를 받을 우려가 크다며 '현장 난민'(refugee sur place)으로 부르기도 했다.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마이클 도일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총리를 지낼 정도로 정치력은 검증된 인물"이라며 "UNHCR 최고대표로서 카리스마와 수완을 보여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결을 이끌어낼 능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구테헤스는 당장 만만치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유럽과 중국·러시아와의 신냉전을 중재하고,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난민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구테헤스의 주요 임무는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갈등 중재, 벼랑 끝에 몰린 북한 핵 문제"라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폭력 사태로 추락한 유엔의 귄위를 다시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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