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9시까지 서울 삼각지 국방부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 평화기도회를 드린다.
지유석
지난 5일 오전 11시 서울 삼각지 국방부 앞엔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종소리에 맞춰 원불교 교무(성직자)와 교도(신도) 약 20여 명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침묵기도를 드렸다. 원불교 평화기도회는 오전 10시부터 9시까지 매시간 드려지며, 매일 진행된다.
원불교는 교도 100만, 교당(개신교로 말하면 교회) 500개, 현역 출가 교역자 1500명 규모의 군소 교단이다. 이런 군소 교단이 사드 배치 철회 운동의 첨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원불교계는 사드 배치 예정지로 성주가 거론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한미 양국은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다 성주 군민이 거세게 반발하자 8월 대통령의 입에서 '제3부지'란 말이 나오더니, 성주군 초전면 롯데 골프장이 급부상했다. 이어 지난 달 30일 국방부는 롯데 골프장을 최종 부지로 확정 발표했다.
이러자 원불교계는 교단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초전면 롯데골프장이 원불교 성지와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달 5일 원불교는 '사드철회 및 성주성지 수호 원불교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꾸리는 한편, 국방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추석을 목전에 둔 지난 달 12일, 원불교 교무(성직자) 및 교도 500여 명은 사드배치 반대 평화침묵기도회를 열었다. 그리고 국방부가 롯데골프장을 최종 예정지로 낙점하자, 국방부 앞에서 매일 평화기도회를 열고 있다.
그동안 종교사회단체가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낸 경우는 많았지만 교단이, 그것도 평소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원불교가 행동에 나선 일은 무척 이례적이다.
기자는 5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강해윤 교무와 만나 원불교의 입장을 들었다. 강 교무는 소년범을 위한 대안학교 '은혜의 집'에서 활동했고,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전남 영광에서 매주 월요일 탈핵 순례를 하는 등 사회활동에 몸담아 왔다. 강 교무는 원불교환경연대 대표를 거쳐 현재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있다.
"우리의 궁극적인 종착점은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