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서 최초 발견된 왕우렁이는 저수지나 늪지, 논 등에서 서식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왕우렁이를 '세계 100대 최악의 침입외래종'으로 지정했다.
김종술
녹조라떼,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겨울 녹조, 수생태 최악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깔따구 창궐. 그다음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세계 100대 최악의 침입외래종'으로 지정한 왕우렁이다.
'4대강 청문회를 열자' 특별 탐사보도를 마치고 기자들이 떠난 금강에서 오늘도 난 혼자다. 최근 며칠간 물속에 들어간 탓에 직업병처럼 온몸이 쑤시고 천근만근이다. 태풍 '차바'는 금강의 짙은 녹조를 쓸고 갔다. 현재는 높고 푸른 하늘에서 강한 뙤약볕이 내리쬔다. 강가에 피어난 억새 군락지가 강바람을 타고 은빛 물결을 이루며 춤춘다. 텅 빈 강변엔 간간이 찾아오던 낚시꾼들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바지장화를 입고 찾아간 금강은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인다. 4대강 사업으로 콘크리트에 갇힌 강물은 흐르지 않는다. 저수지나 늪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인 '마름'과 버려진 쓰레기만 수면을 뒤덮었다.
두세 발짝 걸어 들어가자 바닥에서 시커먼 흙탕물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시궁창에서나 풍기는 시큼한 악취가 진동한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바람에 춤을 추듯 발목을 흔들어 빼야 한다. 한 발짝 떼기가 어렵다.
큰빗이끼벌레가 반가웠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