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숫자 암호들을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들어있다. '98258'은 '굿바이 오빠', '0000'은 '당신은 나의 0순위, '1010235'는 '열열이 사모한다'
오문수
"제 본업이 통신기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박물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모토로라 카폰 한 대가 250만 원이었어요. 트렌드가 보이잖아요? 삐삐 - 시티폰(단방향) - PCS(양방향)으로요. 돌이켜보면 그 때 통신기기들만이 전할 수 있는 소통의 언어가 언제 사라질 지 몰라서 그 순간의 역사를 지켜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마니아가 세상을 바꾼다서울을 모아줘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 중에는 자신의 수집력을 자랑하고 싶은 '덕후'도 있다. 한영수문화재단의 한선정 대표는 아버지(고(故) 한영수) 작가의 1950~60년대 사진 1만 1000장과 사진 관련 예술서적을 1000권이나 소장하고 있다.
수집가, 여행작가, 수필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현태준씨는 옛 껌종이부터 장난감, 만화책, 전단지 등 세상의 온갖 잡동사니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수집한 물품이 60만점 정도인데도 전국 각지의 장난감을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1980년대 우표를 많이 모은 이지혜씨, 마이클 잭슨의 애장품만 200여점 모은 자유손씨, 본업인 치과의사에 방송인, 만화애호가이면서 우표 수집가로 알려진 김형규씨는 만화책 1만권을 가지고 있다. 때마침 옆자리에는 나이 들어 뵈는 아주머니들이 전시공간을 돌아보며 대화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