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찍는 사람뷰파인더로 바라보는 일행
최홍대
배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갈매기를 찍기 위해 열심히 뷰파인더를 통해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갈매기가 이런 말이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헤이. 이봐! 카메라를 가져온 친구. 나를 찍어보라고.. 나를 말이야."
대형버스까지 태울 수 있는 이 배는 매일 적지 않은 차량들과 사람을 섬에서 섬으로 나른다. 배위에 정차되어 있는 차량들도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있을까. 그냥 이대로 계속 가면 금오도를 넘어 남해안의 제주도에 도착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운전하는 차량들은 기사라고 하지 장을 붙이지 않는다. 기차를 운전하는 차장, 비행기를 운전하는 기장, 배를 운전하는 선장은 모두 책임감이 막중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손에 승객들의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하고 자신이 마지막으로 내린 설리처럼 책임감이 있는 사람만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여행도 그 순간에는 일상이 된다. 조금은 다른 일상이 지속되는 평범한 날들의 여행을 떠나는 하루는 행복이 된다. 여행을 쉽게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안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여행은 안정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피곤한 여정의 연속으로만 느껴질 수 있다. 여행은 아주 조그마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금오도의 심연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