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월 9일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리춘히 아나운서가 9일 오후 1시 30분(평양시간 오후 1시)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보여주는 것1] 훙샹 제재이런 느낌이 솔솔 피어오를 때를 맞춰 미국의 중국 훙샹그룹에 대한 제재, 그리고 '그런 유형의 제재'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9월 26일(현지 시각)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정한 북한 조선광선은행을 대리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 이유로 훙샹실업발전, 마샤오훙 대표, 그룹간부 4명 등을 제재대상에 올렸다. 그리고 그에 근거, 그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그들과 미국인의 금융거래를 금지했으며, 25개 계좌의 몰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 법무부는 그들을 돈 세탁 모의 등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고 공개했다.
이제 시작인가? 두 가지를 보자. 첫째, 미국의 훙샹 제재는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은 핵 개발을 하던 이란의 '돈줄'인 석유 수출을 옥죄기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은행을 미 금융 시스템에서 퇴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결국 이란은 2015년 핵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 <조선일보> 9월 29일자세컨더리 보이콧은 1)유엔안보리 제재 대상 국가와 2)합법적인 금융거래를 했더라도 3)거기 관련된 세계 모든 기업을 미국이 독자 제재,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한다. 그러나 훙샹을 문제 삼은 대목은 '북의 은행과 거래한 사실'이 아니라 '유엔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의 조선광선은행과 거래 한' 행위다.
또 하나, 제재는 훙샹그룹 단 하나에 한정됐다.
훙샹 측은 중국농업은행, 상하이 푸둥발전은행, 교통은행, 단둥은행, 건설은행, 광둥발전은행, 공상은행 등 12개 중국 은행 25개 계좌에 약 7440만달러를 입금했으며 이 중 1560만달러가 미국 뉴저지주(州)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도이치방크 등 2곳을 통해 돈세탁 됐다. 미 법무부는 중국 은행 계좌에 남아 있는 훙샹의 자금을 모두 몰수할 계획이다. 미국 법무부는 그러나 "이 미국 은행들 및 그와 거래한 외국 은행(중국 은행들을 의미)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는 정황은 없다"고 했다. 이들의 책임은 묻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 <조선일보> 9월 28일자앞으로 미국이 또 다른 훙샹을 만들어도 합법거래까지 걸고, 그 기업과 거래한 미국 기업까지 제재하지 않는 한 그것은 세컨더리 보이콧이 아니며 세컨더리 보이콧 같이 보이고 싶은 발로다.
물샐틈없는 제재 이행이 필요하긴 미국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행정부는 자신들이 마련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 등에 대한 제재 규정마저 지키지 않아 미 언론으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다. - <중앙일보> 9월 12일자훙샹 제재가 새로운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한 미국의 중국 압박 개시로 보기 어려운 두 번째 대목은 미국 정부의 훙샹 제재 발표 시점이다. 미국과 중국은 북핵 제거에 이익을 공유한다. 그래서 북의 핵실험 강력 규탄에 일치한다. 그러나 그들은 북핵 제거 과정과 결과를 놓고 이익이 충돌한다. 하여, 제재 내용과 수위를 두고 다툰다.
중국 외교부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 책임론은 반박하면서 추가적 대북 압박에 반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중국이 미국과 책임 공방을 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책에 대한 인식차를 드러냄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추가 대북 제재 논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앙일보> 9월 13일자북을 더욱 강력히 옥죄는 것에 대한 중국의 공식 이견이 객관화된 것은 9월 12일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어르고 달래 그 숱한 안보리 대북제재를 켜켜이 쌓아온 미국 아닌가? 마침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중국 리커창 총리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9월 19일 만났다. 2월 17일 케리와 왕이의 싸움보다 한층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을까?
'사법 채널을 통한 협력'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을 시행해 중국과 전면적인 외교적 충돌을 빚는 대신, 중국 사법당국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 분쟁도 피하고 미 의회에도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절충안인 셈이다. - <한겨레> 9월 21일자미국은 '들이받는' 대신 타협했다.
한·미·일 3국은 유엔 제재와는 별개로 우방국에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에 나서달라고 적극 권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러시아가 안보리 제재에서 '석유 북한 수출 전면 금지' 등 한·미·일이 요구하는 조치를 반대하는 데 대응하는 것이다. - <조선일보> 9월 20일자 선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후 양자 제재 추가, 굳은살이 박인 그동안의 대응 공식을 접은 것이다.
훙샹 제재는 오바마-리커창 조율 직후, 미국 의회 청문회 직전에 발표됐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각) 미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청문회 서면증언에서(...) "우리는(...) 대북제재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현재 미 정부 최고위급 차원에서 중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9월 29일자 대니얼 프리드 국무부 제재담당 조정관은 28일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에 출석해 최근 제재 대상에 올린 단둥 훙샹 이외에도 "수많은 대상들을 활발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9월 29일자 중국과 힘을 합쳐 기존 2270호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데 그 증거가 바로 훙샹 제재란다. 눈이 간 김에 국무부가 의회에 보고한 '2270호 이행 상황'을 보자.
프리드 조정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버마 등의 국가가 불법행위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들을 추방하고 대만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도 성과로 거론했다. 몰타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연장을 중단했고, 몽골과 캄보디아는 다른 나라 깃발로 위장한 북한 선박들의 입항을 규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경향신문> 9월 29일자 순 힘없는 나라들 얘기다.
중국이 원유 공급을 끊으면(...) 북한이 러시아 등지에서 원유를 사갈 게 분명하기 때문에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신문(뉴욕타임스)은 내다봤다.- <중앙일보> 9월 12일자 북한 당국이 24일(...)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을 개최하고 군용기 등으로 곡예비행을(...) AP통신은 미국 휴즈(Hughes) MD-500 군용 헬기가 에어쇼에 등장했다고 전하며... - <조선일보> 9월 25일자 힘센 나라들은 달랐다.
줄거리로 돌아와서, 미국은 왜 유엔안보리 차원의 '중대한 추가 조치'를 밀어붙이지 않는 걸까?
북한이 이렇다 할 준비 절차 없이 진행하는 '즉시 핵실험'을 적어도 3번 더 할 수 있으며(...) 오는 10월 9일이 다음 핵실험 날짜가 될 수도 있다고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주장했다. - <허핑턴 포스트> 9월 14일자 11월 대선 전까지 추가 핵실험을 일단 피하는 것이 더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