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검사기 검사 결과 한 줄이 나와있다.
강정민
깔깔 웃는데 앞에 있던 임신 검사기에 줄이 하나 흐릿하게 나타난 게 보인다. 임신 아니다. 야호. 불량이 아니다. 흐흐 불량이라고 버리려 했는데 버렸으면 병원까지 갈 뻔했다.
신이 나서 남편에게도 카톡을 보냈다. "생리 예정일 지났어. 어떡하지?" 그리고 임신 검사기 사진도 찍어 보냈다. 남편 답장은 '눈물'이다. 남편은 한 줄이 임신 아닌 걸 알 리 없다. '비임신'이라고 하고 보냈다. 다행이라는 답이 왔다.
"오늘이 내 생일이었어." 남편의 답글에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남편 생일이 음력이라 깜박 잊었다. 남편 입장에선 생일에 아내한테 생일축하 인사는 못 받고 넷째 임신 소식을 받았으니 얼마 당황스러웠을까? 더 미안스럽다.
무엇보다 임신이 아니라니 좋다. 완경 전 증세에 대해선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당장은 좋다. 대책이랄 것이 뭐가 있을까? 산부인과 검진, 한의원 검진, 석류 먹기, 등산 가는 횟수 늘리기. 이렇게 나에게도 완경이 다가오고 있다. 지인이 도움 될 거라고 권해 준 책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도 읽어 봐야겠다. 어차피 겪을 일 알고나 겪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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