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연화산 옥천사 자방루 내부입니다.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임현철
옥천사 옆 계곡물 소리가 맑고 청아합니다. 조선시대 통불교를 상징하는 절집 옥천사는 "연꽃 수술을 중심으로 연꽃잎이 포개진 것처럼 대웅전을 중심으로 가람이 둘러싸인 형세"입니다. 특이한 건 사천왕문, 범종각 등을 지나면 나오는 자방루(滋芳樓)가 대웅전을 가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웅전 방향 안내까지 붙었습니다.
대부분 사찰 누각이 2층 누각 밑을 통과하여 대웅전으로 갑니다. 이에 반해, 옥천사 자방루는 "임진왜란 직후 전략 요충지에 군사 목적의 사찰을 건립한 것처럼, 초창 당시 300여 명의 승군에게 군사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단층 누각을 건립한 것이어서 대웅전을 가린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선지, 큰 규모의 자방루 뒤에 자리한 대웅전이 상대적으로 조촐합니다. 뜰도 자방루 앞마당에 비해 초라한 규모입니다. 각각 역할이 있는 게지요.
자방루, 화려합니다. 6개 대들보 곳곳에 비천상, 비룡, 화조도, 풍경화 등의 단청 그림이 수놓아졌습니다. 또 용머리 등이 조각되어 눈길을 끕니다. 대웅전 옆, 옥천각에는 샘(옥천)이 있습니다. 삼신에게 정화수를 올리게 되어있습니다. 옛날, 밤에 어머니들이 집에서 정화수를 떠올려 삼신할미 혹은 천지신명께 손바닥을 비비며 만복을 비는 치성 원리를 차용한 듯합니다. 그래설까. 괜히 반갑습니다.
이밖에도 연화사 옥천사는 조계종 초대 총무원장을 지낸 청담 스님이 출가한 절입니다. 매년 음력 9월 27일에는 의상대사와 청담 스님 열반제가 거행됩니다. 보물 제495호인 청동북 등의 문화재가 있으며, 백련암, 청련암, 연대암 등의 부속 암자가 있습니다. 옥천사를 둘러본 소감은 안락하고 포근한 요새 같은 절집이라는 거. 지인의 핸드폰에 쓰인 글귀가 옥천사와 딱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다 내려놓아도 아무렇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