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
JTBC와 채널A는 절반 가량 '백남기 농민' 관련 대담을 방송했다. 사실상 채널A는 JTBC보다 프로그램이 4배 이상 많아, 방송 비율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TV조선과 MBN은 20%도 넘기지 못했다. 프로그램 수가 평균 8.3개인 TV조선, 채널A, MBN 세 방송사의 평균 비율은 27%다. 북핵, 야당 소식 등 입맛에 맞는 아이템은 평균 60% 이상 다루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현재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다뤄야 할 내용이 많음에도 '침묵'을 택한 것이다. 심지어 TV조선 <뉴스현장>은 백남기 농민의 부고일, 연예인 정준영의 성추문 기자회견은 생중계했지만, '백남기 농민' 사안은 리포팅으로 갈음했다.
어쩌면 이들 종편이 침묵한 것은 고마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백남기 농민 사망을 다룬 내용은 '국가 폭력'에 버금가는 '언론 폭력'이었기 때문이다. 다수의 출연진은 민중총궐기가 '폭력 집회'였음을 강조했다. 따라서 백남기 농민에게 가해진 '물대포'는 정당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명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야 한다며 '부검'을 지지한다. 말이 없는 청와대는 차치하고, 검․경 그리고 여당의 주장에 완전히 빙의되어 있다.
아니 사실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종편이 최소한 자신들을 언론사라고 생각한다면, 10개월 간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지적했어야 한다. 수사 여하를 막론하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를 함께 지탄했어야 마땅하다. 국가가 한 번, 언론이 한 번. 백남기 농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
1. 강경 진압의 원인은 '폭력 집회''불법, 폭력 집회' 민중총궐기 당시 모든 언론이 내민 프레임이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반복했다. 이런 폭력 집회엔 강경 진압이 당연하다는 양비론도 변함없었다.
1) 노동 이슈가 아닌 여러 가지 이슈 모두 모은 민중총궐기여서 문제라고 우기기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9/26)에 출연한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잊었을 수도 있을거예요. 민중총궐기를 왜 했지?"라며 민중총궐기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노동법을 개정한다는 측면 아래에서, 만약 그걸 반대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모임이었다면 하나의 명분이 있었을텐데, 민중총궐기가 내세웠던 명분이 총 열한가지 명분이 있습니다. 노동법 개악부터 시작해서 청년문제, 세월호 문제, 역사 교과서 문제. 이 모든 걸 다 통틀어서 구호가 뭐냐면 '모이자 서울로, 가자 청와대로, 뒤집자 세상을'"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병민 위원이 말하는 열한가지 명분은 지금이나 당시나 우리 사회의 첨예한 문제들이었다. 비정규직, 실업률 급증, 쌀값 폭락, 세월호 진상규명 모두 가장 절실한 국민의 요구이며 민생이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시민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권리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의 쌀값 지원금 공약을 지켰다면 백남기 농민은 서울에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김병민 위원은 이런 측면을 무시한 채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다.
JTBC <뉴스현장>(9/26)에 출연한 여상원 변호사도 "우리나라 단체가 엄청나게 많더라고요. 다 참석하면서, 시위가 커지고 불법 폭력적"이 되었다 주장했다. 노동법 개악 집회가 파급력을 키우려 갖은 이슈를 끌어들였다는 논리였다. 백남기 농민이 서울에 올라와야 했던 이유마저 부정하는 발언이다.
2) 폭력 집회였기 때문에 물대포를 쏜 것 아니냐 우기기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은 이렇게 모인 집회는 '폭력 시위'였다고 강조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9/26)에서 그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지켰던 부분들이 아니라 경찰이 버스차를 밧줄을 묶어서 흔들어대고 심지어는 주유구에다 기름을 넣어서 뭔가 테러하려고 하는 그런 시도조차 있었"다고 말했다.
발언 내내 방송 화면에는 경찰 버스를 잡아당기고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이 나왔다. 집회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수준으로 차벽을 세웠으며, 지나친 과잉 진압이 있었다는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많은 국민들이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대해서 여론조차 굉장히 긍정적인 여론을 보내지 않았"다며 본인 주장의 근거로 여론까지 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