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남성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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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성 치매 노인들때문에 가족들은 괴롭다.
익명을 요구한 치매 환자 보호자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며 치매 시아버지를 모셨는데 너무 당당한 태도로 이것저것 요구하셔서 상처를 받았다. 원하는 대로 안 해 드리면 화를 내시는데, 기억을 못해 일상생활이 안 되는 것 보다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는 태도가 용납이 안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대해서 "배우자가 있으면 끝까지 환자를 돌보려고 노력을 하지만 배우자가 없으면 감당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자녀의 경우 증세가 심해지면 요양병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치매 어르신 관리 현황(2015)을 조사한 결과를 봐도 그렇다. 치매 노인을 주로 돌보고 있는 가족은 배우자가 39%로 가장 높다. 이어서 딸(23.6%), 아들(14.6%), 며느리(12.9%)순이었다. 가족수발자의 대부분이 배우자이고, 딸이 모시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A씨도 "자녀가 치매 부모를 모실 경우, 아들 보다 딸이 모시는 경우가 더 많다"고 했다. 치매 부모를 아들 보다 딸이 더 많이 모신다는 사실은 변화된 사회상을 보여준다
익명을 요구한 여성 치매 환자 보호자는 "엄마를 올케에게 맡기기 보다 내가 모시는 게 낫겠다 싶어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엄마를 보면 딸인 나도 화가 나는데 며느리야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주간보호센터에 가실 때 마다 화장을 안 했다고 생각해서 얼굴이 떡칠이 되도록 화장을 또 하고 또 하는 엄마를 볼 때마다 속이 터지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모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그는 "남편도 크게 불편해 하지 않아 남동생 집에 보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도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치매 노인을 모시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최은희 연구위원은 "자녀들이 더 이상 치매부모를 모시는 일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특히 주된 돌봄자였던 여성들의 성 의식이 바뀐 만큼 보수적인 치매 노인 세대와 충돌하지 않도록 성 인지적 감수성을 가지고 치매노인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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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밥 대표이자 구술생애사 작가.호주아이오와콜롬바대학 겸임교수, (사)대전여민회 전 이사
전 여성부 위민넷 웹피디. 전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전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여성권익상담센터 실장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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