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당론에 맞서 국감 출석의사를 밝힌 김영우(새누리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여당 의원들과 국방위원장실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새누리당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은 김성태 의원이 27일 국회 국방위원장실로 들어갔다. 국방위 소속 의원 몇몇과 함께였다. 이윽고 고성이 문 밖으로 흘러나왔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발,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에 돌입한 당의 방침에 반기를 든 김영우 국방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소속 국방위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후부터 국정감사에 임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 중 처음으로 당의 국감 거부 방침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그는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각 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면서 현재 당의 강경투쟁 방침을 의회민주주의에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이정현 당대표가 이날 기자들에게 "21세기에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다수당의 횡포를 정말 칼춤 추듯 하는 것 보면서 (정 의장 등과) 무슨 거래가 있을 수 있나"고 주장했던 것과는 정반대 논리다.
김 위원장은 또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다, 저는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면서 "현재 북한 위협이 더 한층 가중되고 있는 상태에서 국방위의 국정감사마저 늦추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국감 참여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실제로 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오후 2시 국감이 개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이를 적극 만류하고 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이날 낮 12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감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려 했지만 같은 당 의원들에 의해 가로막힌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대표도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과 함께 국방위원장실을 방문, 설득 작업에 합류했다.
이와 관련,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는 야당 간사에게 사회권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만 밝혔지 (국감을) 열겠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국방위원들이 김 위원장과 얘기하는 중"이라며 설득 가능성을 열어뒀다. "설득되지 않으면 징계 절차를 밟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추후 보겠다, 지금 (징계를) 얘기할 사항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김 위원장이 당 소속 국방위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전문이다.
<새누리당 국방위원님들께>저는 오늘 오후부터 국정감사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정세균의장 사퇴를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의원님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국회는 상임위 위주로 운영돼야합니다. 특히 각 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저는 국방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어제밤에도 국토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위해 동해상에서 헬기훈련 중이던 조종사와 승무원 세명이 헬기추락으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입니다.저는 그저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대로 행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초선때 처음 국회에 들어오면서 정치가 이제는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거의 없어보입니다. 저부터 기본을 지키지 못해왔는지도 모릅니다.저는 당의 대변인을 두 차례나 지냈고 지금은 국방위원장을 하면서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줄기차게 해왔습니다. 저는 저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합니다. 이것은 저의 소영웅주의가 아닙니다. 거창한 이념이나 시대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기본을 지키고자하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위협이 더 한층 가중되고 있는 상태에서 국방위의 국정감사마저 늦추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장병들이 누구를 믿고 경계근무와 훈련에 임하겠습니까. 새누리당 국방위원님들께는 너무나도 죄송합니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와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후에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김영우 국방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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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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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해제'된 김영우 "의회민주주의 걷어찰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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