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따는 어머니쳥양고추 50근을 말리려면 고추를 3만개나 따야 한다.
유문철
고추를 널고 나서 지난 주말부터 따서 후숙한 고추를 또 한가득 건조기에 넣는다. 비 예보가 한동안 없으니 이번에는 닷새 정도 건조기에서 말리고 사나흘 햇볕에 널어도 좋겠다.
고추 농사, 참 여러 농사 중에서 가장 고된 농사다. 2월에 온상에서 파종해서 90일을 키워 5월에 밭에 내고, 지주대 세우고, 줄 치고, 유기농 천연 농약 치고 (올해는 날이 뜨겁고 건조해서 두 번으로 끝났다), 서너 번 고랑 풀 깎고, 뙤약볕 아래서 쪼그리고 앉아 고추 따고, 사흘에서 보름 정도 말리고, 좋은 것만 골라 고춧가루 빻기까지.
고추는 달큼한 향내를 풍기지만, 농민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