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시인의 <순교자의 딸 유섬이> 표지.
가톨릭출판사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는 천주교 마산교구 창설 50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었고, 가톨릭출판사에서 발간했다.
주인공 유섬이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아버지(유항검)와 어머니(신희), 오빠 둘(유중철, 유문석), 큰오빠의 아내 이순이 등 일가족 5명이 순교한 집안의 딸로서 아홉 살의 어린 나이로 거제도 관비로 귀양을 가 71세까지 살다가 동정녀로 죽었다.
이 작품은 모두 4막으로 구성되었다. 제1막은 <피어린 초남이 마을>, 제2막은 <안골의 달>, 제3막은 <매화나무에 매화>, 제4막은 <유처녀의 성(城)>이다.
유섬이가 가족들과 헤어져 관비로 묶여 오는 상황(1막)으로부터 거제에서 양반가에 위탁관리되는 시기(2막), 아리따운 처녀로 성장하여 수많은 곳으로부터 들어오는 혼담을 물리치는 시기(3막),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흙돌집(토굴)을 짓고 그 속에 들어가 25년간 주님과 함께하는 시기(4막)로 이어진다.
천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는 추천사에서 "전라도 땅 양반 가문의 따님이 천주교 박해로 관비가 되어 어린 나이에 경상도 땅 거제도로 끌려갔다가 끝내 무덤 하나 남기고 간 이 이야기가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고 썼다.
시극을 쓴 강희근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갈매기 우는 바닷가 섬마을에서 홀로 눈물 흘리며 섬처럼 떠서 파도에 일렁이는 삶을 살아낸 그 생애를 두고 나는 도무지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며 "전 4막으로 유섬이의 생애를 극화하면서 유섬이가 되어 같이 기도하고 같이 울었다"고 했다.
그는 "주인공 유섬이가 시대의 흐름에 풀잎 하나로 떠다닐 때도 양모와 이웃들이 주변에 있었던 것처럼 이 시극도 풀잎 같은 시정이 흐르도록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이 이웃에 있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강희근 시인은 시극을 주제로 천주교 마산교구 내 거제, 진주, 창원, 마산지역 성당에서 9~10월 중 기념강연하고, 시극 무대 공연은 내년 9월에 같은 4개 지역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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