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의 기억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해변 두르로브니크에서 순간을 담았다.
서상호
박사과정의 학생들과 매년 의식처럼 치르는 것이 '지리산 종주'다. 학자가 될 제자들에게 지식뿐만 아니라 육체의 한계에 도달하면서 얻는 성취감, 곧 등산을 통해서 인생의 의미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제자와의 산행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학생들 강의, 학회, 세미나, 논문발표, 또 사진.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이 만들어가는 그의 삶의 열정에 고개가 숙여진다.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잠을 줄이고 좀 바쁘게 살면 됩니다."그의 제자들이 갑자기 부러워지면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과 학생들이 책상에 올라서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찰나의 영감
사진은 미와 추, 선과 악, 자연과 사람, 진실과 거짓, 실용성과 창의성,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 등의 대비적인 오브제들에 대해 작가만의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차별화하여 이미지로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중략…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독자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작품들을 세상에 내어놓기 위해 고민하고 회의하며, 의심과 질문을 통해 사진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신선하고 창의적인 모색을 시도 중이다. 하지만 나는 미술과 사진 예술의 경계가 모호한 시대를 사는 오늘의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진예술의 방향을 리드하기에는 박학다재하지 못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저 내가 머무르고 있는 이 세상과 사람 속으로 빠져 들어가 세상사를 조금이라도 더 보듬고 싶은 것이 나의 지향점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감성과 이미지가 일치할 때 셔터를 누릅니다. 영혼이 있는 사진, 보는 사람이 감동할 수 있고 감성이 이끌어 나와 힐링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영겁의 시간을 쌓아 온 미국 서부와 호주의 광활한 대자연, 중국과 유럽의 고성, 동유럽의 어느 골목, 서울에 한 귀퉁이에서 서상호 사진가는 자연과 사람을 조화롭게 배치도 하고 어떤 경우는 익살스럽게 포함시키기도 한다. 사진을 보면서 사진 속의 인물이 되어보는 상상을 하면 즐거워진다.
세계 여러 곳에서 감성의 눈으로 다가가 찰나의 영감으로 포착한 그의 작품을 영종도 을왕리 언덕에 있는 갤러리카페 그리다썸에서 10월 16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