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로는 임진왜란 발발시 영천의 주요 의병장인 정세아 창의군에 가담하여 왜적을 물리치는 데 앞장섰다. 사진은 정세아 의병장이 종전 이후인 1599년(선조 32)에 지어 제자들을 기르고 학문에 전념했던 강호정(경북도 유형문화재 71호)이다. 이 건물은 1974년 자양댐 건설로 본래 건립지 일대가 수몰되는 바람에 현재 위치로 이건되었다.
정만진
돌아가신 분의 기일(忌日, 돌아가신 날)에 음식을 차려놓고 그 분의 명복을 빌면서 추모하는 행사를 제사 또는 기제사(忌祭祀)라 한다. 즉, 제사는 특정한 개인을 기려 치른다. 그에 비해 차례는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지내는 제사로, 개인에 대한 제사가 아니라 한 해 동안 기제사로 모셔온 모든 조상을 한꺼번에 모신다. 특히 밤중에 지내는 기제사와 달리 차례는 오전에 진행된다.
차례는 기제사에 비해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다는 차이도 있다. 모시는 조상들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을 법하지만, 축문(祝文, 제사 때 읽은 문장)을 읽지 않으며 술도 한 번만 올린다. 음식도 밥과 국을 올리는 기제사와 달리 설날 떡국, 추석 송편 식으로 가볍게 준비한다.
절차도 많이 간단하다. 물론 기제사의 절차가 집집마다 다르듯 차례 역시 마찬가지인데, 대략 향을 피운 다음 제주(祭主, 제사의 주체)가 술을 올리고 두 번 절하는 강신(降神, 신이 나타남), 참가자들이 함께 두 번 절하는 참신(參神, 신께 모두 절함), 제주가 술을 올리는 헌주(獻酒)를 거쳐 숟가락과 젓가락을 음식과 반찬 접시에 얹고, 함께 묵념하고, 수저를 거둔 뒤 모두 두 번 절하는 일, 마지막으로 지방(紙榜, 죽은 분의 이름을 쓴 종이)을 사르는 순서로 진행된다.
기제사와 차례 때 떠올릴 만한 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