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을 갑자기 껴안은 장병
노무현재단
2004년 12월 프랑스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비밀리에 이라크에 있는 자이툰 사단을 방문합니다. 장병들을 만나 이동하던 중 갑자기 한 병사가 뛰어나와 "대통령님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라며 노 대통령을 안고 한 바퀴 돌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경호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리 자국의 군인이지만 갑자기 대통령에게 돌진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대통령을 안은 김준석씨는 제대 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안기 위해 뛰어나갔을 때) 그 순간 검은 복장의 경호 요원들이 나를 제지했고, 이어 '큰일 났다. 이거 내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지휘관들로부터 "대통령님이 다치면 어떻게 할 뻔했나"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뒤탈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이툰 병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린 노무현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 병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2003년 이라크전쟁 파견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의료지원단인 '제마부대'와 건설지원단인 '서희부대'를 파병했지만, 미국은 더 많은 전력의 파병을 요구했습니다. 북핵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던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8천 명 규모의 사단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합니다.
당시 이라크에 파견된 자이툰 사단의 파병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국민의 지지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약소국의 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국의 요청에 따라 자국 병사를 파병시켰다는 미안함 때문인지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자이툰 부대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고 그로부터 1년 뒤, 노무현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 장병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인정받지 못한 파병으로 마음 상했던 장병들은 자신들을 잊지 않고 편지를 보낸 노무현 대통령의 배려가 신기하면서 뿌듯하기도 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