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애 씨가 앙금플라워 작업을 하다가 얼굴을 들어보이고 있다. 홍 씨는 앙금플라워를 거쳐 전통식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돈삼
앙금플라워를 배운 것도 그때였다. 만사 제쳐두고 매주 한 번씩 광주에 있는 공방까지 다녔다. 8개월 만에 앙금플라워 지도사 자격증 3급과 2급, 1급을 모두 땄다.
떡에 앙금플라워를 입히기 시작했다. 팥앙금에다 백년초, 단호박, 울금, 새싹보리, 블루베리 등 예닐곱 가지의 분말을 더해 수십 가지 빛깔로 빚었다. 평범하던 떡이 그녀의 손끝에서 탐스러운 앙금꽃을 피워냈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떡이 만들어졌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먹기가 아까울 만큼 아름다웠다. 전통의 떡과 현대화된 앙금플라워가 만난 덕에 떡값도 더 받을 수 있었다. 보통의 떡과 차별화된, 보기에 좋고 맛도 좋은 떡을 만들었지만 그녀에게는 뭔가 2% 부족하게 느껴졌다.
"전통이 부족했던 겁니다. 아름답게 하는 것도 좋지만, 전통의 토대 위에서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했어요. 음식 하는 사람의 자존심이기도 하고요."홍씨가 전통식품에 더욱 정진하게 된 계기다. 갈수록 욕심이 생겼다. 음식이란 음식은 모두 배우고 싶었다. 누구보다도 더 제대로, 더 맛있게 만들고 싶었다. 일주일에 하루는 식당과 떡집 일을 젖혀두고 광주로 내달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