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서일대학교 소속 박서후군이 묘기에 가까운 족구를 선보이고 있다.
최예린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화이팅!"강력한 스파이크, '악'에 가까운 파이팅, 그래서 족구를 단지 거친 스포츠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대화와 웃음이 함께 하는 경기를 보며 족구란 스포츠가 꽤 부드럽게 다가왔다. 지난 3일 오전 8시 10분, 망원 유수지 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올해 참가팀은 모두 57개 팀.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일반부 24팀, 50대부 24팀 그리고 여성부 9팀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13개 코트에서 마음껏 발휘했다. 이번 대회는 <오마이뉴스>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체육회, 서울특별시족구협회가 후원했다.
최연소 참가자의 족구 사랑, 그리고...팀 숫자만큼이나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부천 성주중에 다니는 투윈족구교실 소속 박성범(16) 학생. 그는 "같은 팀에서 활동하는 쌍둥이 사촌형들 덕분에 족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고 한다. 박성범 학생은 "아직 많이 서툴고 배워 가는 단계"라면서도 "이번엔 예선전만 참여하지만 더 실력을 갖춰 내년엔 본선에서도 뛰고 싶다"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여자부 소속 선수들의 족구에 대한 애정 역시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한 서울연합의 한 선수는 "족구는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에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3~4번 정도는 야족(야간족구)을 한다"라고 전했다. 직장과 병행하는 족구가 힘들만도 할텐데 "족구를 하러 나가는 그 시간이 제일 기대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또한 "지난해까진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이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젠 실력이 비슷해져 컨디션과 실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라는 평도 내놨다. 실제 대회장 곳곳에서는 팽팽한 흐름의 경기가 자주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우승을 거머쥔 팀들의 기쁨은 더욱 달콤해 보였다. 이날 대회에서 '약물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체력을 선보였던 50대부 우승팀 오토파킹은 "해가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라면서 기뻐했다.
족구는 인생처럼, 인생은 족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