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안금강산 정수암 주지 진관스님이 새로 조성한 아미타여래마애불을 점안하고 있다
하주성
지난 8월 31일 하루 종일 강원도의 날씨가 흐렸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밀려드는 파도가 연신 해안도로로 넘친다. 9월 1일은 음력 8월 초하룻날이다. 이날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산학리에 소재한 금강산 정수암(주지 진관스님)에서는 뜻 있는 행사가 펼쳐진다고 한다. 바로 새롭게 경내에 조성한 아미타여래마애불과 불이문으로 조성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의 점안식이 거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8월 31일 밤. 바람이 세차게 분다. 나뭇가지는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하고 절 경내로 불어오는 바람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을 정도이다. 다음날 마애불과 불이문을 조성하고 점안식을 거행한다고 하는데 이런 일기라면 도저히 점안식을 행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근 20여일 동안 준비해 온 점안식이 차후로 미워질 것 같은 불길한 마음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