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수 씨가 매주 민족문제연구소로 송금하고 있는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기금 입금증
민족문제연구소
앞서 지난 8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 네 번째로 제작한 '김학순 님을 기리는 평화비'를 세운 김판수씨는 경술국치 106년을 맞으며 시민들에게 또 한 번의 동참을 호소하는 제안을 했다.
"강토의 분단과 겨레의 분열이 일제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잊지 말고, 서울과 평양에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지어 아픈 역사를 함께 되새김으로써 분단극복과 동아시아의 평화의 주춧돌을 만들어보자."김씨는 그 길닦음을 위해 다섯 번째 제작하는 김학순 평화비를 직접 지고 평양까지 걸어서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식민지역사박물관은 2009년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의 침략전쟁과 식민통치를 총체적으로 조망하여 식민지시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전문 역사박물관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연구자, 활동가와 시민이 기증한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역사강좌를 통해 식민지시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8월 개관을 목표로 막바지 시민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래는 김판수씨가 106년 국치일을 맞아 보내온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호소문이다.
▲김판수 씨가 작성한 국치 106년 호소문
민족문제연구소
엎드려 간곡하게 호소말씀 올립니다 |
동아시아 질서는 아직도 강대국들의 패권다툼 각축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나간 식민지역사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우리에게 다시 새로운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일제 침략으로 106년 전 강제합방되어 겪었던 식민지의 수난과 고통 상처와 아픈 수모와 치욕은 한반도에 살았던 우리의 동포 모두가 피할 수 없었던 지옥생활이었거니와 강토의 분단과 겨레의 분열로 빚어진 국제대리전쟁은 동족상잔과 무자비한 파괴로 폐허가 된 강토만 남겼습니다. 폐허의 강토를 겨우 복구하고 살아오면서도 정전 후 63년 동안 불안한 나날을 살아온 것 역시 그 근원은 일본의 조국침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걱정은 오늘로 끝나지 않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 때문에 헤아릴 수 없는 분단비용을 낭비하면서도 불안과 걱정은 청산할 수 없고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야 할지 그것 또한 걱정입니다. 전쟁은 남과 북 어느 쪽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고 양쪽 다 모두 전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의 강토 한반도와 우리겨레의 파멸은 절대로 안됩니다.
엎드려 간곡하게 호소말씀 드립니다.
한말, 한글, 한역사, 한겨레로 한반도에서 한나라로 살았던 때로 돌아가는 길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노와 미움과 적대대결로는 분단을 청산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먼저 열고 남과 북이 한 동포 한겨레임을 인정하고 미움을 걷어냅시다. 말을 터서 서로 위로하며 대화를 이어가면 희망은 살아납니다. 길을 만들어 서로 오가며 정을 쌓고 도와주면서 삽시다.
나눔과 비폭력 용서만이 우리에게 미래를 보장합니다. 저는 평화비를 끌고 걸어서 평양으로 가겠습니다. 겨레가 겪은 불행을 지우고 한말, 한글, 한역사, 한겨레로 한반도에 한나라 되는 길닦음으로 나서겠습니다. 벌꿀모금 천만인릴레이로 남과 북에 식민지역사박물관을 세우고 겨레의 아픔을 간직합시다.
2016. 8.29
손잡고 '평화의 길' 엎드려 호소 드립니다. 한겨레의 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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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에 식민지역사박물관 세워 겨레 아픔 간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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