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태자묘
이상기
배장묘는 황실의 왕자와 공주 그리고 공신들의 묘를 말한다. 건릉의 배장묘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의덕태자묘(懿德太子墓), 영태공주묘(永泰公主墓), 장회태자묘(章懷太子墓)다. 의덕태자는 고종과 무측천의 셋째 아들인 중종의 장자로 태어났으나, 할머니 무측천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장회태자는 고종과 무측천의 둘째 아들이다. 어머니인 무측천의 전횡을 비판하다 유배되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영태공주(李仙蕙: 684-701)는 중종의 제7녀로 태어났으나, 할머니 무측천에 의해 살해되었다.
이처럼 무측천은 권력욕으로 인해 자식과 손주들까지 죽인 지독한 여인이었다. 고종과 무측천 사이에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다. 효경태자(孝敬太子) 이홍(李弘: 652-675), 장회태자 이현(李賢: 654-684), 중종 이현(李顯: 656-710), 예종 이단(李旦: 662-716)이다. 이들 중 위의 두 아들은 어머니 무측천의 전횡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다. 장회태자 이현은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골육상잔을 일으키는 어머니를 비판하면서 '황대의 오이 이야기(黃臺瓜辭)'라는 시를 지었다.
황대 밑에 오이를 심었더니, 種瓜黃臺下 오이가 익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네. 瓜熟子離離하나만 따낼 땐 오이에게 좋았는데 一摘使瓜好 두 개를 따내자 오이가 드물어졌네. 再摘令瓜稀세 개를 따낼 때 까진 괜찮았는데 三摘尚自可다 따내고 나니 빈 넝쿨 뿐이로구나. 摘绝抱蔓歸신도 좌우에 도열하고 있는 석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