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찌꺼기붉은색 우레탄 찌꺼기가 인조잔디 의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경호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KS(한국산업표준) 기준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검사 항목이 납, 수은, 카드뮴, 육가크롬 4가지뿐이라 여전히 안전하고는 거리가 멀다"며 "최소한 어린이용 완구에 적용하는 20가지 정도는 돼야 하지만, 이 역시 큰 의미는 없다. 그냥 걷어내고 흙이나 천연잔디를 까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 이처럼 유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데도 계속 확대된 이유는 무엇인가? "크게 보면 아직 유해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좀 더 직접적인 이유는 이게 정부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돈을 준다고 하니, 학교에서는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돈을 잘 따와서 인조 잔디를 까는 게 교장 선생님이나 정치인의 업적이 됐으니, 서로 그 돈 가져가려고 줄을 설 수밖에!
그러니 뜻있는 사람이 반대해도 막을 수가 없었다. 과천에 있는 한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 시민단체까지 반대했고, 이 문제로 학교 구성원 총투표를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막지는 못했다. 당시, 학교 측에서는 환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미 알려진 대로 그 뒤 끊임없이 중금속 검출 등 환경 문제가 터졌다. 문제가 불거져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저질러 놓고 책임은 지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정말 큰 문제다."
- 누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부 정책이었으니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유해성 문제가 터지자마자 흙이나 천연잔디로 교체하자고 시끌시끌한데 이 비용도 정부가 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특히, 유해성 문제가 터졌는데도 계속 인조잔디와 우레탄을 고집하는 학교는 나중에 직접 책임지게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흙 운동장으로 복원하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 인조잔디는 비용문제만 보더라도 무척 불합리하다. 한 운동장을 시공하는데 5~6억 원이 들고, 5년 정도인 수명이 다해 교체할 때 2~3억 원이 든다. 보수도 제대로 하려면 1년에 수천만 원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흙(마사토)은 한번 깔아 놓으면 별로 손 볼 게 없다는 장점이 있다."
- 우레탄이나 인조 잔디,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에 툭하면 논란이 되는지? "최근 논란이 된 게 중금속 특히 납인데 어른한테도 문제지만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문제인데, 고무 냄새가 지독하다 싶으면 이게 많다고 봐야 한다.
건강을 위해 인조 잔디에서 축구하는 분들 많은데, 이런 분들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귀한 시간 내서 화학약품을 스스로 섭취하는 것인데, 건강에 좋을 리가 있겠나! 인조 잔디는 밟히면 잘게 부서진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 더 심하다. 그게 다 어디로 가겠나? 당연히 폐로 들어간다. 실제로, 인조 잔디에서 연습한 여성 축구 선수, 특히 운동장에서 많이 굴러야 하는 골키퍼, 암 발병률이 높았다는 자료도 있다. 미국 자료다."
"정부 정책으로 추진했으니, 책임도 정부가 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