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개항박물관전시회가 열리는 인천개항박물관 기획전시실 전경
이윤옥
류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옛 만주 지역을 발로 뛰어다니며 조선족 동포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뿐만 아니라 조선족 동포들이 간직하고 있던 사진들을 5만여 점이나 모은 집념의 작가다. 그가 모으지 않았다면, 그가 직접 현장에 가서 독립운동가 후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면, 지금 인천개항박물관에서의 전시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시장에는 그 어디에고 류은규 작가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겨우 2층 전시장 입구에 <조선족 디아스포라의 삶과 기억>이라는 전시 작품 해설 맨 끝에 작은 글씨로 '류은규'라는 이름 석 자가 보일 뿐이다. 중년의 삶을 모두 바친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작가의 이름 하나 불러주지 않는 전시 기획자들의 무성의가 참으로 아쉽다. 제대로 1, 2층을 모두 둘러보고 전시장을 나와 류은규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인천관동갤러리(관장 도다 이쿠코)를 찾았다. 관장 도다 이쿠코씨는 류 작가의 부인이다.
인천관동갤러리에서는 또 하나의 중국 조선족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제목은 '韓人面貌(한인면모)-중국 조선족 이야기' (10월 16일까지, 금토일만 개관). 개항박물관에서의 전시가 해방 이전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전시라면 인천관동갤러리 전시는 92년 한중 수교 직후, 아직 '한국 바람'이 불기 전인 그들의 얼굴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그들의 꾸밈없고 편안한 표정에서부터 우리는 단절되어 살아온 세월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민족의 생활풍습이나 언어를 잘 간직하고 살아온 중국 조선족에게 같은 핏줄로서의 친근감을 느낀다.
<전시 안내>곳: 인천개항박물관 기획전시실 때: 2016년 8월 10일~10월 30일(연중무휴 9:00~18:00)문의: 032-760-7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