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북도당 선거, '50만 원 돈 봉투' 얼룩

중앙당 선관위, 오중기 후보 금품 전달에도 '경고' 조치... 당사자, "격려금 차원" 해명

등록 2016.08.13 13:15수정 2016.08.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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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경북대의원대회를 통해 경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오중기 후보(현 경북도당위원장).
12일 경북대의원대회를 통해 경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오중기 후보(현 경북도당위원장).조정훈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선거가 '돈 봉투' 문제로 얼룩졌다.

12일 경북대의원대회를 통해 경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오중기 후보(현 경북도당위원장)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지역위원회 간부 A씨에게 50만 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A씨는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4일 밤 오 후보가 대구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자고 해 갔더니 식사를 마칠 무렵 50만 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네더라"라며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했지만 오 후보가 '누가 보면 큰일난다'며 제게 밀어넣었고, 얼떨결에 저는 봉투를 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통화 내용을 종합하면, A씨는 7일 오후까지 "당에 상처가 될 것을 걱정"하며 지인들과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7일 늦은 오후 중앙당에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중앙당 선관위는 8일 조사관을 보냈고, 11일 오전 경고 조치를 취했다. A씨는 "7~11일 사이 중앙당에 꾸준히 조치 상황을 문의했지만 회의 중이라며 계속 미뤄지다 11일 오전에서야 결과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그래도 당내 자정능력을 믿었는데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경고 조치는 합당한 징계가 아니"라는 생각에, 11일 경북선관위에 오 후보를 고발했다. 선관위는 12일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A씨 "50만 원이 격려금? 왜 선거 앞두고 줬나"

선거 전날 경고 조치가 내려지는 등 문제가 불거지자, 오 후보는 12일 대의원대회에 연설을 하며 "사고지역위원장 간부에게 교통비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중앙당 선관위에 고발됐다. 황망하고 고통스럽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 중앙당 선관위에 출석해 소명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지역언론 <뉴스민>의 관련 질문에도 오 후보는 "경북도당이 관행적으로 돈을 줬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당위원장들이 지역에 금일봉 형식으로 격려금을 주는 일이 필요에 따라서는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 필요에 따라 (경북선관위) 조사도 받고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는 "(현 경북도당위원장인 오 후보가) 평상시 격려금을 줬던 사례는 없었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에 준 돈을 과연 격려금으로 볼 수 있을까"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에게 패한 김현권 후보(더민주 비례대표 국회의원)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는 졌고, 당원·대의원의 선택을 존중한다. 만일 재선거가 치러진다 해도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라면서도 "선거과정에서 현금 50만 원을 직접 유권자에게 전달한 행위가 어떻게 격려금이고 관행일 수 있나. 중앙당 선관위 경고 처분을 내렸는데, 그 결정에 책임을 지리라 믿는다"라고 항의했다.

이어 김 의원은 "중앙당 선관위는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당 지도부의 순서"라며 "다음 주 초에 열릴 비대위회의에서 경북도당 선거결과를 공식 인준해야 한다. 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주목한다"라고 덧붙였다.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3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 내부적으로는 경북대의원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감안했다"라며 "옛날처럼 끼리끼리 편을 갈라 누구를 봐주려는 취지는 아니었다. 정상적인 회의를 거쳐 다수의 의사에 따라 결론을 내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라며 "당 절차에 따라 이의제기 하거나, 경찰, (정부) 선관위에 고발하는 등 방법은 열려 있다. 그러면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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