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오일장
추광규
극성을 부리는 무더위 탓인지 사람들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전통 오일장의 모습을 기대했으나 현실은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수입 농수산물 그리고 각종 수입 공산품이 전통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창에서 나오는 농산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호박 몇 개 풋고추 몇 개 따다놓고 더위를 피하고 있는 할머니의 좌판 뿐이었습니다. 장사는 뒷전이고 그늘에서 더위를 쫒으며 한가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에서 그나마 이곳이 백수십년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시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을 뿐입니다.
토종닭 한 마리와 집에서 기른 닭이 낳았다는 계란 10개를 사들고 나오는 길에 이곳이 메밀의 산지로 가공하고 남는 메밀껍질을 떠올렸습니다.
베개속으로 안성맞춤이 '메밀껍질'입니다.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기름집에서 팔 수도 있다는 귀띔에 한 걸음에 찾아가 물어보니 팔기는 파는데 가마니 단위랍니다.
한 가마니에 일만 오천원입니다. 흥정을 마친 후 참기름집 주인이 창고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큼지막한 자루를 메고 나타났습니다. 메밀껍질 자루를 승용차 뒤 트렁크에 싣다보니 공간 거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그래도 베개 몇십 개는 족히 채울만한 양의 메밀껍질을 보노라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날 형제들이 집에 오면 메밀껍질로 베갯속 하라고 나눠줄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흐뭇합니다. 평창오일장에서 생각지도 않던 보물을 건진 셈입니다. 또 이런 맛에 전통시장을 찾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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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오일장' 수입 농수산물 속에서 고른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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