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측 학생들에 시한부 통첩 "오늘 내 해산해 달라"

총장 대화 제의도 유효... 농성 학생들 "서면으로 대화하자"

등록 2016.08.08 21:04수정 2016.08.08 21:04
2
원고료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화여대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이 대학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에게 8일 이날 안으로 농성을 해제해 달라고 통보했다.

최경희 총장 측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학생들이 '서면'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양측의 입장은 전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대는 이날 오전 농성 학생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본관 점거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우려했던 학교 행정의 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해산하고 본관 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를 거듭 요청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번 사태에서 대학 측은 농성 학생들에게 수 차례 농성 해제를 요청해왔지만, 이번처럼 시한을 정해 통보한 것은 처음이다.

대학 측은 "2학기 수강신청 업무와 강의실 배정, 8월 졸업생을 위한 졸업사정 등 업무 지연으로 학사행정 차질이 극도로 심각한 상황이며 단기 근로자 임금 등 각종 대금 지급 지연에 따른 위약금이 발생하고 연구과제 신청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본관을 점거해 이날까지 12일째 농성 중이다.

이달 3일 최 총장이 결국 설립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그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5일에는 최 총장이 사태 초기 본관에서 교수와 교직원 5명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 학생들을 수사 중인 경찰에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학생들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이에 교수협의회가 중재에 나서 농성 학생들을 만나 그간 거듭된 오해로 불발된 최 총장과의 면담을 정식으로 요청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대학 측은 이날 공문을 통해 대화의 자리를 갖기를 원하는 장소와 시간 등을 정해 이날 오후 5시까지 알려달라고 학생 측에 요청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입장문을 내고 "총장님의 대화 요청에 대해 우리는 전날 서면으로 질의응답을 하자는 제안을 이미 드린 바 있다"면서 "다시 한 번 같은 방식의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농성은 불특정 다수 학생의 '느린 민주주의' 체제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서면을 통한 대화는 최대한 많은 이화인의 의견 수렴과 총장님과의 원활한 대화를 위한 최선의 방식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긴급 처장단회의가 열려 총장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이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대 관계자는 "긴급 처장단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학교 측은 여전히 학생과 대화가 우선이며 총장 사퇴 여부는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화여대 #이대 #최경환 #미래라이프대학 #농성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