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딴 옥수수. 바로 찜기에 넣으려고 마당에서 껍질을 벗긴다.
최종규
올봄 아이들하고 옥수수를 신나게 심었습니다. 나는 괭이 한 자루하고 호미 한 자루로 밭을 갈며 돌을 골랐고, 밭을 다 간 자리에는 아이들 손을 빌어 씨앗을 한 톨씩 넣었어요. 씨앗을 두 톨이나 석 톨을 넣고 나중에 솎아내기를 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는 한 자리에 한 톨씩 심었어요.
밭을 일구기 앞서 씨앗을 불렸지요. 지난해에 건사한 '씨옥수수'에서 '씨알'을 훑어서 물을 머금도록 했어요.
아버지가 밭을 일구면 아이들은 아버지 둘레에서 흙놀이랑 풀놀이를 합니다. 밭 귀퉁이에서 돋는 흰민들레를 들여다보면서 아이 곱네 하다가는, 민들레씨가 동글동글 맺히면 꽃대를 톡 꺾어서 후후 날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