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영화 관객 vs 평론가 '정반대'의 평점·시각, 왜?>(7/29)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념에 빠진 영화 평론가들이 실수한 게 반공영화라는 자체를 놓고 역사적으로 쭉 뒤져 보면 반공영화는 나쁜 영화는 아니에요"라며 최공재 영화감독의 의견을 소개한 MBC는 이어 "우파 영화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영화 <연평해전>과 <국제시장>은 비교적 낮은 평론가 점수를 받은 반면 제주4·3항쟁을 다룬 영화 <지슬>과 <화려한 휴가>, <변호인>은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라며 평론가들에게 노골적인 좌·우 색깔론을 적용한다. MBC의 논리에 따르면 좌파 평론가들이 우파 영화인 <인천상륙작전>에 의도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왜곡이다. 당장 <씨네21>에서 국제시장(5.33점)이나 명량(6.18점) 등 소위 '우파적'이라 불리는 영화를 검색해 봐도 <인천상륙작전>만큼 박한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 <인천상륙작전>의 문제는 영화 자체 문제이지 우파·좌파의 이념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인천상륙작전>에 "멸공의 촛불"이라며 별점 3개를 준 김수 평론가의 자세한 리뷰를 보면 "장르적 쾌감은 많이 부족하다.", "캐릭터는 입체화되기보단 평평해진다.", "애절한 가족사 역시 영화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고 개연성을 저해하는 구성으로 삽입된다" 등 장르·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지적할 뿐이다. 좌·우 색깔론으로 영화를 평하지는 않는다. '반공주의' '애국주의' 등은 오히려 영화가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주제이며 평론가들은 이 주제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영화를 평한다.
중앙일보도 <너무 완벽한 맥아더, 괴물 같은 북한군…147억짜리 반공영화?>(7/22, 25면, 장성란 기자)에서 "한국전쟁에 뒤얽힌 복잡한 국제 관계와 역사적 배경을 뭉뚱그리는 흑백 논리에 가깝다"며 인천상륙작전의 반공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좌·우 가릴 것 없이 영화의 개연성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영화라는 문화를 접하는 데 있어 매체를 평가하는 평론가와 매체를 직접 향유하는 관객의 의견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싸잡아 '좌파'로 매도하면서 '이념에 빠진 평론가들이 실수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정말 이념에 빠져 있는 것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7/29~31)
JTBC <언론·국민들 탓만…'반성 없는' 자화자찬 메르스 백서>(7/29, 12번째, 구혜진 기자, http://goo.gl/OmBtzf)보건복지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종식을 선언한 지 약 14개월 만에 '2015 메르스 백서 : 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를 발간했다. 480여 쪽에 이르는 정부의 메르스 '반성문'은 "질병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끌고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일할 사람은 없는데 보고하라는 곳은 많았다" 등 정부의 리더십 부재와 부실한 방역체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교훈을 얻다'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백서의 내용은 반성보다는 변명과 남 탓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BS가 <메르스 환자 살리려다 감염…눈물의 극복 소감>(19번째, 윤나라 기자, http://goo.gl/FzAvDy)에서 메르스에 대해 다뤘으나, 백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현장을 파악하고 책임지는 실질적 리더가 없었다", "일손이 부족한데 보고하느라 방역 구멍이 났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실렸다며 정부의 입장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JTBC가 백서의 내용을 분석하며 "정부 신뢰가 무너진 이유에 대해선 '보도 준칙이 무너졌다' 'SNS상에서 괴담이 급속히 유포됐다'며 언론과 국민에게 화살을 돌렸습니다" 라고 지적했다. "35번 환자에 대한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서도 정부의 한목소리 원칙을 깨 불신을 키웠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며 정부가 지자체에 책임을 돌리는 백서의 내용을 꼬집었다.
또한 "복지부의 대응에 대해선 "노력했다", "괴담은 점차 감소했다"며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었습니다." 라며 정부의 자화자찬을 비판했다. 백서란 정부에 보고하는 공식적인 보고서이며,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분명하게 진단하고 상세한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일어날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에 대비해야 할 정부가 SNS 괴담이나 지자체에 책임이 있다는 식의 변명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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