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름 꽃입니다.
전갑남
비름은 인도가 원산지라는데, 우리 땅에 너무도 잘 적응한 것 같습니다. 자잘한 씨가 맺혀서 떨어지면 녀석들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밭을 점령해버립니다. 비름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옵니다. 장마철 물기 많은 땅에 자란 비름은 나물로 먹기에 딱 좋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비듬나물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비름나물이 맞습니다. 비름이 '장명채(長命菜)'라는 이름을 얻은 것을 보면, 꽤 괜찮은 나물임에 틀림없습니다.
비름은 뿌리부터 씨까지 버릴 게 없다고 합니다. 뿌리는 해열 해독에 쓰이고, 산모한테는 젖을 잘 나오게 한답니다. 잎과 줄기, 씨는 말려 달여 마시면 설사를 멈추게 하고, 생리불순 해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비름에 대해서 알고 보니, 보물 같은 나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태껏 비름을 몰라본 것은 무지의 소치입니다.
뽑아놓은 비름나물이 수북합니다.
"아주머니, 좀 가져가세요?""이걸요? 이거 삶으면 한 줌밖에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