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 초등학교 시절, 월요일 전교생 아침 조회 사진입니다. 이런 때가 있었다니...
임현철
"OO이다. 잘 사냐?""엉. 반갑다. 너도 별 일 없지?""한 번 보자.""언제 볼까?""지금 보자. 너 집이 소호동이라 했지. 내가 그쪽으로 갈게.""그래? 그러자."초등학교 깨복쟁이 친구는 연락하자마자 볼 것을 청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친구에 대해 쓴 글을 보고 용기 내 연락했답니다. 그리웠다나 어쨌다나. 고마울 일입니다. 그는 40여 년 전 초등시절, 앳된 얼굴에 장난기가 철철 넘쳤습니다. 그가 호프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마주 앉았습니다.
뉘라서 세월의 흐름을 막을쏘냐. 20년 만에 본 그는 변해 있었습니다. 팔뚝엔 근육이 넘쳤습니다. 얼굴은 검게 그을렸습니다. 얼굴에는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내 어릴 적 친구였습니다. 그가 핸드폰을 뒤적였습니다. 원하는 걸 찾았을까. 폰을 내밀었습니다. 빛바랜 사진이 많았습니다.
"이 사진들을 어디서 다 모아놨대.""한 번씩 보려고 앨범 등에서 찾았어. 이게 삶의 활력이더라고." 40여 년 전 사진은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선사했습니다. 짧지만 유쾌한 여행이었습니다. 순박했던 친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습니다. 그랬더니 그가 스스로를 꺼냈습니다.
"넌 모를 거야, 나 중학교 2학년 때 가출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