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입니다. 아들은 된장국을 좋아합니다.
임현철
오후 6시. 꽤 큰 30 테이블 규모의 홀엔 손님들이 벌써부터 닭갈비를 치치칙 굽고 있었습니다. 20대 전후의 젊은 남자들의 서빙. 역동적이라 좋았습니다. 어떤 맛을 시킬까? 저희 부자, 매운 맛을 선호합니다. 이번에는 매운 맛과 안 매운 맛 반반을 주문했습니다. 둘 다 먹어보고 다음번에 확실히 선택할 요량이었습니다.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묵, 배추 물김치, 방풍 장아찌, 마늘장아찌, 된장, 야채샐러드, 양파장아찌, 무김치, 국까지. 숯불이 왔습니다. 그렇잖아도 푹푹 찌는 더위가 더 기승입니다. 이어 닭갈비가 나왔습니다. 서빙 하는 젊은 친구가 불판에 닭을 차근차근 얹습니다. 야근하는 아내, 학원서 그림 그리는 고 3 딸에게 신고했습니다.
나 : "아들과 닭갈비로 중복 날리는 중..."딸 : "음 부럽다... 으으으으으응아아아!!!"각시 : "이왕 먹는 김에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삼계탕 좀 사드리지 ㅠㅠ"그냥 아들과 예정에 없던, 깜짝 게릴라 데이트 한다고 여겼는데, 아내는 한 수 위입니다. 아내는 언제 봐도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부모님 모실 걸,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이래서 요즘은 "딸이 최고다"며 "아들은 놔 봐야 소용없다"는 걸까. 부모님과 이모님 부부, 말복 때 모셔야겠습니다. 서빙 친구가 닭까지 잘라 줍니다.
"여긴, 외국인도 오네.""닭은 세계 공통 요리잖아. 맛있어?""엉, 맛있어."'이왕 하려면 반장이나 할 거시지 웬 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