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엔 화해가 됐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시어머니. 자기 자식만 챙기며 부부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사진은 영화 '마더'(2009)의 한 장면)
마더(2009)
아내 : "이 사람(남편)은 월급에서 나에게는 40만 원만 주고 시어머니께는 매달 백만 원씩을 드렸어요."
남편 : "그거야 부모님 건물에 살고 있으니 월세라 생각하고 드리고 그리고 그것이 월세만이 아니잖아. 너가 살림을 못하니까 어머님이 대신 장을 보셔서 요리도 하시고 하시잖아."
아내 : "언제 한 번 저에게 살림해 볼 기회를 주기나 했나요?"
남편 : "니가 처음부터 못하니까 그런 거잖아."
아내 : "나도 하려면 해요. 그리고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는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며 이것 저것 심부름시키고 시누이가 애 낳았을 때는 산후관리 못하면 여자는 평생 고생이라며 꼼짝도 못하게 하면서 나보고 시누이를 위해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셨으면서… 그래서 지금 손목이 아파요."
그녀는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만지며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털어냈다.
둘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풀어놓고 듣고 있던 난 말을 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나 : "혹시 남편께서는 지금 아내분이 말씀하신 이런 내용들을 알고 계셨나요?"
남편 : "아뇨, 전혀 몰랐지요. 그러면 말을 하던가."
아내 : "내가 어떻게 말을 해요. 말할 시간도 주지 않았으면서. 매일 늦게 들어오고... 그리고 나는 다시 살더라도 그 집으로는 안 들어가요. 들어가면 또 똑같을 거예요."
나 : "지금 아내분께서 그 집으로 들어가면 또 똑같을 거라고 하시는데 이 점에 대해서 남편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남편 : "그렇긴 하겠지요. 어머님이 쉽게 변하실 분은 아니니까."
나 : "한편으로 사람이 쉽게 변하는 것은 그리 좋은 현상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결혼하지 않아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정확히 모릅니다. 한편으로 남편분께 여쭙고 싶습니다. 결혼을 하면 남편의 우선순위 가장 위에 누가 있어야 할까요?"
남편 : "그렇다고 어떻게 부모님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나 : "물론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부모자식간 관계를 어떻게 나 몰라라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아내분을 통하여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매일 아드님의 아침을 챙겨 먹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과 아들의 와이셔츠도 어머님이 사주신 것을 입고 계시다는 것을요."
남편 : "네 맞아요. 어머니는 저에게 그렇게 잘 하세요."
이때 아내가 날카롭게 한마디 쏴 붙인다.
아내 : "그럼 결혼은 왜 했어요."
남편의 눈빛이 강해지면서 못마땅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나는 이 틈에 남편에게 질문을 했다.
나 : "제가 두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남편께서 어머니를 지금처럼 존중하는 모습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아내 입장도 이해가 가는 것은 많은 여성들은 그런 꿈들을 갖는다고 합니다. 결혼하면 남편 아침밥 챙겨주고 와이셔츠도 반듯하게 다려서 깔끔하게 입고 출근하게 해야지라며 나름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고요."
아내 :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다 해요. 내가 필요가 없어요."
나 : "예, 아내분 말씀은 아내로서 남편에게 아침을 챙겨드리고 셔츠도 깨끗하게 입도록 해드려서 남편분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해드리고 싶단 말씀이신가요?"
아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내가 대신하자 남편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나 : "아내께서 남편께 어떻게 해드리고 싶은지 들으시니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남편 : "뭐~ 그렇지요. 그런 말을 진작에 했어야지 왜 그 동안은 안 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내 : "말해봤자 당신은 화를 내면서 이해하라고 하셨을 거면서."
나 : "자~ 지금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진심을 아시게 된 것 같은데 그러신가요?"
둘에게 물었고 그렇다고 그들은 대답을 했다.
나 : "그러면 남편분께 먼저 여쭤볼게요. 앞으로 두 분은 어디에서 사실 계획이신가요?"
남편 : "그거야 지금 집이지요."
아내: "싫어요. 시어머님과 한 건물에서 사는 것이 싫어요."
남편의 인상이 또 구겨진다. 나는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그녀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말한다.
나 : "아내께서는 남편에게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깨끗한 셔츠도 챙겨주고 해주고 싶은데, 시어머님과 한 건물에 살 때는 불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내 : "네~ 그건 불가능해요. 따로 살면 모를까."
나 : "남편께서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머님께서 한 건물에 사시더라도 아내분이 남편께 해드리고 싶은 것을 해드릴 수 있을까요?"
남편 : "그건 아마도 어렵겠지요. 그렇다고 나가서 살 수도 없고."
나 : "나가서 살 수도 없다는 말씀은~~~?"
남편 : "아니 나가서 살 수도 있겠지만 어머님이 원하지 않으실 텐데~"
아내 : "거봐요. 이 사람은 못할 걸요. 시어머님은 지금 잘못 하고 계신 거예요."
나 : "그러시면 남편분께서도 나가서 살 수 있단 말씀이신가요?"
남편 :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직장 동료에게도 물어보았더니, 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고부간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나 : "거기에 아드님은 어머님이 가족들 특히 며느리에게 훌륭한 시어머님이란 말을 들으면 더 좋으실 것 같아요."
남편 : "그게 가능하겠어요?"
아내 : "왜 가능하지 않아요. 지금처럼만 안 하시면... 다른 점에서 어머님은 부지런하시지 당신 자식을 끔찍이도 아끼시지(그녀는 친정어머니에게서 자식이라고 끔찍이 아껴주는 애정을 못받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시아버님께도 잘하시지 훌륭하신 점이 많으세요."
아내의 이런 말에 남편은 적잖이 놀랐다. 아내가 그렇게 정확히 어머님에 대하여 알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이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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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자식 편애, 남편을 어떻게 설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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