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 아빠의 사랑스러운 다섯 등대들.
방관식
이씨의 올해 나이는 서른여섯. 아직 장가도 못간 노총각들이 즐비한 시대에 첫째 아라(12)부터 슬아(11), 혜슬(9), 시원(6), 초아(4)까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페이스다.
'세상의 모든 이치와 지혜를 잘 알아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첫째 딸 아라는 "동생들이 많아 좋으냐?"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지만 실제로는 인터뷰 내내 동생들을 챙겨주는 전형적인 든든한 맏딸이었다.
'슬기롭고 아름다운 아이'라는 둘째 슬아는 첫째 언니와는 다른 포용력으로 동생들을 감싸주는 모습을 보였고,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혜슬이, '앞날이 시원하게 펼쳐져라'는 뜻의 시원이, '풀잎 새싹처럼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라'는 초아까지 웃음과 울음이 반복되는 왁자지껄함 속에서 더욱 돈독해지는 형제애가 느껴지는 행복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행복한 모습임에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자기 먹을 복은 타고 난다'는 옛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워낙 살기 팍팍한 세상이 되다보니 다섯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현재 기아자동차 서령점에서 세일즈맨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셋째인 혜슬이를 낳기 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초등학교 3명에 어린이집 2명을 동시에 보낸다는 것이 사실 쉽지만은 않다. 주변 친구들에게 '미쳤다', '차 많이 팔아야 겠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씨는 후회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자동차 세일즈의 세계가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와 같이 험난한 곳이지만 높은 파도가 일 때마다 자신을 비쳐주는 5개의 등대가 언제나 자신을 반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묵묵하게 가정을 지켜는 아내 이하정씨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아이들이 등대라면 아내 하정씨는 모든 것을 포용해주는 섬과 같은 존재다.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 이은선씨는 오늘도 매장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쳐보며 넥타이를 바로 잡는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외친다!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나는 가장이다'라고...
[이은선씨 인터뷰] "늦은 결혼식 계기로 더 좋은 아빠, 남편 되도록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