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습지소벌(우포), 나무벌(목포), 쪽지벌, 모래벌(사지포)4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우포습지에서 가장 넓은 소벌의 일부 모습.
정덕수
우포늪은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유원지가 아니다. 그러나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좋은 학습장이다.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늪이기에 일반적 유원지와 같은 방식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서도 안 되며,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야 할 인간이란 걸 인식하는 자연학습원으로 일정거리를 항상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포가 흘러들어가는 낙동강이 지금 어떤 모습인가. 생명이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하며, 일자리창출에 기여한다고 했던 4대강 사업의 결과물이 지금 현재 과연 이명박이란 인물의 장담처럼 되어 있는지 찬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들에게 묻고 싶다. 자연 그대로 제 흐름을 유지할 때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한다. 그러함에도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흐르는 물이라 하더라도 유속이 느리면 고인 물과 마찬가지의 조건으로 내몰린다는 걸 감추고 토목사업으로 몇 개 기업에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기에 급급했던 정권과 세력들에 대해 아직 그 죄도 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그러한 자연의 질서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우포다. 우포는 요즘 찾아가면 갈대가 이제 막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 9월까지는 수생식물이 한창 꽃들을 피우기 시작한다. 생태촌에 있는 연못이나 습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식물이 물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수생식물이 사는 작은 연못이나 습지에는 농사도 지을 수 없고, 모기, 개구리, 뱀, 그리고 피를 빨아 먹는 거머리가 득실거리는 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연못 같은 수생생태계는 생물다양성의 범위가 가장 넓은 곳이다. 논도 습지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리고 습지를 구성하는 물은 인간에게 심리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물종이 함께 사는 '바이오톱(Bio Top)'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