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두부와 오징어샐러드입니다. 흰 깨두부 위에 빨간색 순무를 둥글게 잘라서 그 위에 초록색 고추냉이를 얹었습니다. 입에 넣어서 맛을 보기 전에 대조적인 색에 반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초록색 푸성귀 위에 오징어다리를 얇게 잘라서 늘여놓았습니다.
박현국
21일 낮 교토 남쪽 후카쿠사 후지노모리 역 가까이에 있는 엔리안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두부나 푸성귀 따위 일본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먹어온 먹거리 재료로 먹거리를 만들어서 파는 곳입니다. 특히 제철 푸성귀를 사용하여 먹거리를 만듭니다.
먹거리는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서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 먹거리는 우주에 녹아 있는 음양오행의 조화를 추구하며 그 힘으로 작은 우주라고 불리는 우리 몸의 건강과 장수를 추구하여왔습니다. 여러 가지를 섞어서 먹어도 자연의 운행과 조화를 추구하였습니다.
여름철에 보리차를 마시는 것은 음기가 강한 겨울에 자란 보리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서 여름의 양기를 극복하려는 생각이 숨어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에 옥수수차를 마시는 것은 여름에 자란 옥수수가 품고 있는 양기로 음기를 이겨보려는 꿈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말은 어려서부터 어른들에게 들어온 것으로 과학적인 증명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여름에 옥수수차가 쉽게 상하거나 변해서 마시기가 어렵지만 보리차가 여름 무더위에 강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우리 먹거리는 음양의 조화와 오행의 순환 주기를 고려하였습니다. 다만 일본 음식은 음양오행의 조화보다는 푸성귀가 지닌 색깔을 고려하거나 배치하여 먹습니다. 부드러운 색깔과 강한 색깔의 대조가 지닌 강한 느낌이 식욕을 자극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우리 먹거리가 고기를 중심으로 익히고, 굽고, 찌고, 볶는 것에 비해서 일본 먹거리는 생선을 중요시 하며 철에 따라서 생선을 고르고, 철에 맞는 생선과 같이 먹습니다. 우리 먹거리에서 고기가 중심이라면 일본 먹거리는 생선이 중심입니다. 생선이 없으면 오징어라도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