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돌담무너진 저 돌담을 수리했다.
곽동운
그렇게 반죽된 황토를 바르고 돌을 올렸습니다. 돌담에 쌓는 돌들은 계곡돌이라고 해서 좀 매끈한 녀석들을 쓰는 게 좋습니다. 그 계곡돌들을 층층이 쌓은 후 진흙으로 빈틈을 채우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기와를 올렸습니다. 동네의 돌담들은 그냥 돌만 올리지만 우리는 예전부터 기와까지 올렸기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암키와를 올리고, 수키와를 덮고... 옛 우리조상들이 쌓았던 방식과 동일하게 돌담을 쌓게 된 것이죠.
돌담을 쌓다보니 옛날 성을 쌓았을 때의 모습들이 유추되더군요. 서울성곽 같은 경우, 우리가 보고 있는 성체는 조선 후기 이후에 중수한 것들입니다. 두부돌이라 불리는 거대한 장판석(長板石)이 그것들입니다. 하지만 조선 초기에는 잔석(殘石)이라 하여 크기도 작고, 형태도 울퉁불퉁한 돌들로 성체를 올렸습니다.
잔석들은 퍼즐 조각처럼 딱딱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에는 황토가 들어갔습니다. 찰기가 살아있는 황토가 잔석들의 빈 공간을 채워주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황토 흙도 성체의 일부분이었던 것입니다.